“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예술작품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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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예술작품 만들죠”
  • 장윤수·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1.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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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홍주유치원 정수미 원감

 

▲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수미 원감.

“지난해부터 아이들이 직접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년엔 야외에서 전시회를 했는데 날씨의 영향이 있어 올해는 실내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홍주유치원 정수미 원감의 말이다. 홍주유치원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홍성문화원에서 ‘제2회 자연미술제’를 개최했다. 이 전시에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학부모와 군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다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특별히 5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진행했는데요. 저희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이나 다른 연령대인 초·중·고등학생까지 작품을 보며 다양한 모티브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간을 길게 잡게 됐습니다.”

천천히 가며 뒤를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전시회를 기획한 정 원감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며 아이들에게도 환경 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품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과 함께 하는 교육을 시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제가 어린 시절만 해도 흙을 밟으면서 자랐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러질 못하잖아요. 제가 자라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아이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똑같은 마당에서 놀아도 아이들은 각자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요즘엔 너무나 천편일률적인 교육만 이뤄지는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자연과 함께하는 교육에 주안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정수미 원감은 동국대학교에서 ‘유아 숲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고, 아이들에게 재미있고도 좋은 자연 체험형 교육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선생님들도 이러한 정 원감의 말에 수긍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인솔하고 야외로 나가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산이나 들로 나가 자유롭게 다니면서 주운 재료들은 미술 작품의 좋은 재료들이 되죠. 밤을 주우러 다니는 어른들은 알이 꽉 찬 큰 밤만 주워가죠? 그렇지만 저희들은 밤송이 속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작은 밤 껍질이 더 소중하답니다. 나무에 그것을 붙이면 숟가락 모양이 되거든요.”

이처럼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과 아이들이 마시고 버리는 우유 팩, 종이 박스 등은 더없이 훌륭한 예술의 재료로 재탄생한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 뒤에 박스로 액자틀을 만들고, 나뭇잎을 코팅해 우유팩에 붙이면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된 이번 자연미술제는 독특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 작품이나 전시물들은 절대 손을 댈 수 없게 돼 있잖아요. 그렇지만 저희 자연미술제에서는 작품을 만든 꼬마 작가들이나 관람객 모두가 함께 소통하는 전시가 이뤄졌습니다. 나뭇가지들을 꽂아 만든 아기 돼지 삼형제의 나무 집은 누구나 원하는 대로 모양을 바꿔 다시 꽂아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죠. 또 바닥에 놓인 나무들을 활용해 별 모양, 하트 모양 등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곳의 작품들은 모두 완성이자 미완성인 것이죠.”

이처럼 자연과 호흡하며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미술 작품을 만드는 활동은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 원감은 이런 기회가 점차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희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을 보고 가신 많은 분들이 자연을 더 사랑하고, 새로운 창작의 모티브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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