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상태바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7.01.23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셰프 홍주발효식품 방문기… 건강한 슬로푸드 확산 기대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서 다양한 요리 교육을 받고 있는 ‘영셰프’ 청소년들이 지난 14일 홍성을 찾았다. 영셰프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요리 캠페인’, ‘슬로푸드 교육’ 등 다채로운 요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밥을 굶던 아이들이 자력으로 요리를 해 먹게 만들고, 요식업과 관련된 진학까지 꿈꾸게 하는 단체다. 특히 영셰프는 한국슬로푸드협회의 농부들과 연계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전국을 다니며 슬로푸드 교육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영셰프 청소년들은 지난 14일 금마면에 위치한 홍주발효식품(대표 이경자)의 문을 두드렸다. 입구에서부터 ‘영셰프 대환영’이라고 쓰인 문구가 청소년들을 환영했다. 홍주발효식품은 우리 콩과 쌀, 고춧가루 등을 발효시켜 황토방에서 직접 띄워 청국장, 된장, 고추장, 팥장 등을 만들고 있으며 관련 특허 4건 출원이 현재 진행 중이다. 이날 이경자 대표는 청소년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바로 ‘팥장 만들기’다. 팥장은 ‘맛의 방주’라는 슬로푸드 국제문화 유산에 등재 신청돼 이태리어로 번역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으며, ‘예팥’이라는 토종종자로 담가 옛 맛 복원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 대표의 팥장은 봄이면 슬로푸드대회 ‘맛의 방주’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는다’는 속담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믿듯 남을 지나치게 믿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실제로 팥으로 메주를 쑤는 것이 가능할까? 청소년들은 이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차근차근 팥 메주를 만들어 띄우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 대표는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조선시대 가뭄이 크게 들어 콩 농사가 흉작이 되니 백성들이 된장으로 음식을 해 먹지 못하자 임금이 안타까워하며 콩이 아니어도 메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소주방 궁인들에게 지시해 팥으로 메주를 만들게 됐다는 전설을 소개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팥장의 원조는 조선 중엽 실학자 박세당이 엮은 색경(1676)에서 최초로 장을 담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기능성이 있는 전통 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이경자 대표와 청소년들은 팥과 콩, 쌀로 만드는 전통장의 기초과정부터 짚을 엮는 방법 등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메주의 모양을 만들고, 손수 엮은 짚으로 메주를 띄웠다. 이 대표는 “영셰프 청소년들과 함께 팥 메주를 만들면서 우리 전통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면서 “특히 청소년들이 무한한 꿈을 가지고 성장해 우리 전통을 보존하며 널리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지도교사로 함께 참여한 주미영 씨는 “영셰프는 내 안의 요리 본능을 깨우는 상상요리 및 캘리그라피 수업과 연계한 나만의 레시피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청소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슬로푸드 등 우리 전통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더욱 발전하는 영셰프 청소년들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