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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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를 아시나요?
  • 박승규 전문기자
  • 승인 2017.11.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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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 박승규의 곤충 이야기<10>

최근 음식물쓰레기 및 가축분뇨 처리문제는 환경보전 차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자원이 연간 8조7000억 원이나 되며 그 처리 비용만 해도 2조 원에 달한다는 식품개발원의 보고를 접하지 않더라도 2005년도에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직접 매립제도 금지와 함께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금지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부담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시행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나 계분 등 유기성폐기물의 자원화 방식과 건조나 미생물을 이용한 사료화, 퇴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그 처리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거나 침출수의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어 단순처리방식이 아니라 친환경적 처리 및 자원재활용 차원의 처리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음식물쓰레기를 파리에게 준다면 어떻게 될까? 하룻밤 사이에 모두 먹어 치을 것이고 파리류의 분비물은 농작물의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 파리의 애벌레는 애완동물의 사료와 돼지의 고급사료나 양어 사료로 사용될 수 있으니 이런 곤충이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이렇게 1석 3조 또는 4조의 역할을 하는 곤충이 바로 동애등에라는 곤충이다. 동애등에(Hermetia illucence)는 영문으로 ‘Black Soldier Fly’(BSF)로 불리는데 집파리에 비해 인간에게 전혀 해도 없으며 음식물쓰레기 분해 능력이 탁월하다. 집파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환경정화 곤충이다. 성충은 먹이를 먹는 능력이 전혀 없어 날아다니다 음식물에 내려 앉아도 파리처럼 먹지 않는다. 성충이 되면 입이 퇴화해 전혀 먹이를 먹지 않으니 참으로 이상한 곤충이다. 

필자가 속한 곤충 연구그룹에서는 지난 가을 내내 홍성 구항면의 한 양돈농장에서 동애등에의 지방을 분리한 동애등에 단백질 0.5%를 돼지사료에 섞어 투여한 그룹과 일반사료를 투여한 그룹으로 나눠 약 50일간 실험했다. 그 결과 동애등에 단백질을 먹인 그룹의 성장이 월등하게 빨랐으며 잔병이 없었고 먹이 선호도 탁월한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장점이 있는 동애등에라는 곤충은 유충 기간(약 15일간) 내내 음식물쓰레기만을 먹는데 이렇게 동애등에의 유충에 의해 처리된 음식물쓰레기는 부피 약 58%, 무게 약 30%가 감소한다는 농업과학원 보고가 있다. 즉 유충 1마리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능력은 2주일간 2~3g 정도이다.

동애등에 성충은 먹이는 전혀 먹지 않고 수분만 섭취하며 약 1000개의 알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애등에 성충 한 마리가 산란한 애벌레가 약 15일간 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2000~3000g이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동애등에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능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이렇게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자란 동애등에의 애벌레와 번데기는 조류사료, 가축사료, 양어사료, 낚시미끼 등 다양한 사료로 이용 가능하니 잘 이용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필자가 5kg의 동애등에 애벌레를 120℃ 온도로 5분간 로스팅 한 후 기름을 짜 보았더니 약 1.2kg의 기름을 얻을 수 있었으며 얻어진 기름에 불을 붙여 보았더니 그을음이나 냄새가 전혀 없이 잘 탔다. 다만 이 기름이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 간단한 정제 과정을 거치면 항공유나 화장품 원료 같은 고 기능성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충남농업기술원 잠사사업장에서는 동애등에 성충의 산란환경 연구를 마친 상태이다. 동애등에의 알을 채집한 후 이를 농민들에게 분양하고 가정에서 생산된 음식물쓰레기를 투여하여 생산된 노숙유충이나 번데기를 수집해 사료공장에 납품하고 각종 사료로 제조할 수 있는 연구가 예산군의 한 사료공장과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

동애등에를 이용한 사료개발의 실용화는 바로 우리 눈앞에 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마 내년이면 우리 고장을 비롯한 인근 시·군에서 동애등에 애벌레를 사육해 고소득을 올린다는 반가운 소식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승규 주민기자<내포곤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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