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의 위험
상태바
디지털 미디어의 위험
  • 윤장렬 칼럼위원
  • 승인 2018.03.02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디오가 발명되고 5000만 명의 이용자를 기록하기까지 40여 년이 소요됐다. 그리고 TV와 개인용 컴퓨터는 약 16년. 그러나 인터넷은 고작 5년 만에 5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게 된다. 더 놀랄만한 기록은 2017년 1분기 동안 삼성과 애플이 판매한 스마트폰이 1억 3000만 대라는 사실이다. 가히 디지털 시대를 실감 나게 하는 수치다.

물론 라디오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요즘 진행되는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 속도는 관련 업계는 물론 이를 연구하는 학계와 정부의 규제 기관마저도 그 변화의 추이를 따라가기 어렵다. 세상 모든 뉴스와 정보가 어느덧 손안에 작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상호 전달되고, IT산업이나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과학 기술들에 의해 우리 주변의 환경들은 디지털화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발전과 변화들은 우리 삶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직장과 가정에서의 자동화 또는 스마트화로 진행된다. 이제 인터넷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소가 됐고,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디지털 사회로의 발전과 변화라는 수식어는 성장이나 효율 그리고 편리함과 같은 순기능들이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디지털 미디어의 중독성과 장기적 사용이 초래하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들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의 사용은 기억력 장애와 주의력 결핍 그리고 집중력 장애까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접하는 것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스마트폰을 던져주는 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일 울름(Ulm)대학교 정신병학 교수이며, 신경학과 학습전이센터(ZNL, TransferZentrum fur Neurowissenschaften und Lernen Ulm)에서 근무하는 뇌 전문의 만프레드 스피쩌(Manfred Spitzer)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중독된 환자들을 치료하며,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신체와 정신이 파괴된 사례들을 연구, 분석하고 있다. 그가 집필한 40여 권의 저서들 가운데 ‘디지털 치매’(북로드)와 ‘사이버 스트레스’(알마)는 이미 한국에서도 번역, 출판됐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가 인간의 사고 체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에게 노출된 미디어의 위험성을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미디어가 초래하는 위험성과 부작용은 인간의 통제력을 상실시키며, 정신적, 신체적 몰락을 진행하고,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과체중으로 확대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결국 디지털 미디어의 확대가 인간의 삶의 질을 파괴하고 동시에 조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스피쩌의 주장은 의학적 분석을 통한 과학적 사실들이다. 그의 연구는 언론학을 공부하는 필자에게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탐구의 영역을 확대시켜 줬고, 더 나아가 두 딸아이의 아빠인 필자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디지털 환경에 대한 내용들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