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고 황새가 사는 양지바른 대영리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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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많고 황새가 사는 양지바른 대영리마을 사람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3.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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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

농촌마을 희망스토리-홍동면 대영리
홍동면 대영리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

홍동면 대영리는 본래 금동면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대조리, 요곡리, 가곡리, 영촌, 한사리의 각 일부를 병합해 대조와 영촌의 이름을 따서 대영리라 해 홍동면에 편입됐다. 대영리는 대영마을 1개의 마을로 구성돼있다. 예전에는 대영리에서 으뜸이 되는 마을은 ‘천봉터마을’이라 불렀다. 이 지명은 마을에 1000호가 거주한다고 해서 전해지기도 하고 병사가 1000명이 쉬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현재 천봉터마을은 대영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대영리’라는 지명 역시 대조동과 영촌의 앞 글자를 딴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천봉터마을 서북쪽에 위치한 지형이 까치 형국인 가작터마을, 청봉터 서남쪽에 위치한 물이 많이 난다는 숭굼말마을, 가작터마을 서쪽에 위치하며 황새가 많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황새울마을, 양지 바른 곳에 위치한다고 해서 양지편마을, 육골마을 등이 자리한다. 황새울마을은 마을 뒤편에 빼곡하게 심어진 소나무에 황새가 가득 앉아있는 모습이 유명했다고 한다.

마을에 1000호가 거주했다고 해서 붙여진 천봉터마을.
상수리나무가 함께 하는 육골마을.
마을회관이 위치하며 물이 많이 난다는 숭굼말마을.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양지편마을.
황새가 많이 산다고 해서 붙여진 황새울마을.
까치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가작터마을.


황새울에는 전주이씨 사당인 영모재와 전주이씨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조 정종대왕의 10남 덕천군의 5대손 유관은 통훈대부에 남원부사를 역임하고 홍동면 대영리에 낙향해 전주이씨가 집성촌을 이루며 세거했었다. 이후 후손들은 외지로 나갔지만 대영리에는 영모재와 묘소가 남아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대영리 가작터마을의 남쪽에 권 학과 권 승 부자의 묘소가 있다. 권 율 장군의 후손인 권 승 부자의 묘는 화강암제로 방형의 좌대 위에 서 있으며 이수의 용운문 조각 수법이 섬세하고 특이하다. 건립 연대는 1591년으로 확인된다. 이수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되어 있는데 김진배 이장의 말에 따르면 도굴이 한 번 들기고 했다고 한다.

대영리의 가작터에는 산정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에 큰 아름드리 나무와 서낭이 있었다. 주민들은 이 나무와 서낭에 제를 지내며 소원을 빌면서 돌 3개를 던지던 의식도 행했다. 1990년 즈음 효학리로 가는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없어졌다. 현재 천봉터에 위치한 느티나무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김진배 이장은 “이 느티나무가 어릴 때 우리 놀이터였다”며 “옛날 어르신들이 봄에 느티나무에 꽃이 피면 그 해는 가물겠구나 하면서 점을 치고는 했다고 한다”고 말한다.

전주이씨 사당인 영모재(왼쪽). 마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영리의 가구수는 120가구가 넘었으나 현재는 64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육골마을에는 5가구, 천봉터에는 15가구가 살고 있다. 양지편에도 5가구가 거주한다. 김진배 이장은 “보통 1개리에 3~4개의 마을이 있는데 우리 마을과 화신리만 단일마을로 구성돼 있다. 29번 국도를 따라 좌우로 펼쳐져 있어 다른 마을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대영리 주민들에게 한국전쟁은 굶주림의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키우던 소에게 먹일 것이 없어 길거리에 있는 콩을 뽑아 먹였을 정도였다. 또한 주민들 대부분 청양과 홍성으로 피난을 갔는데 이때 피난 가던 사람들로 29번 국도에 사람이 가득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당시 주민들 대부분이 징병에 끌려갔고 징병 대상이 아닌 엉뚱한 사람이 끌려가는 일도 많았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후퇴하는 북한군들이 주민들을 끌고 용봉산으로 가서 죽이는 일도 발생해 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대영리 주민들은 주로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다. 주요작물은 담배와 들깨 등이다.

김진배 이장(왼쪽). 홍동면 대영리 마을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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