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정겨움이 가득한 상유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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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의 정겨움이 가득한 상유정마을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3.23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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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

농촌마을 희망스토리-홍북읍 신정리 상유정
마을회관 앞에 모인 마을주민들.
상유정 마을의 너른 들과 마을전경.

신정리 상유정마을은 홍북읍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마을로 동북으로는 예산군 삽교읍 신가리와 접하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응봉면 계정리와 맞닿아 있다. 제룡산을 기준으로 홍북읍과 예산군으로 나눠지는데 상유정은 제룡산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상유정마을에는 유씨, 전씨 등 다양한 성씨들이 살고 있지만 일찍이 풍천임씨가 터를 잡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풍천임씨는 임경지가 마을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그의 후손들이 세거하고 있다. 또한 구씨 부자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천석군이라 불리던 구씨 부자는 ‘씨천석’이라 불릴 만큼 큰 부자였다고 한다. 부자이기는 했지만 자손이 없어 구씨 후손은 없다.

상유정마을 뒷산 정상에는 돌박재라 부르는 큰 바위가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바위는 옛날 삽교천 일대가 물에 잠긴 때에 무예가 출중한 장수가 바위를 던져 둑을 만들어 물길을 만들었다. 그런데 바위 하나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상유정에 떨어졌다. 지금도 돌박재 바위에는 장수의 손자국이 남아 있는데 그 때 장수가 바위에 힘을 너무 가해서 높이 솟아 떨어진 것이라고 전해진다.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 오기 위해 골목길을 나서고 있다(왼쪽). 임대순 이장.

상유정 대동회는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동회를 중심으로 동네 사람이 다 같이 모이는 일이 많았다. 정월 보름이면 풍물을 치고 칠월칠석에는 칠석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1964년 경 상유정 농악대가 홍성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는 주민들이 줄어들고 고령화되면서 1년에 한 번 마을총회를 연다.

상유정마을은 전통방식을 이용해 삼베를 만들었다. 마을에는 15기의 베틀이 있어 부녀회를 중심으로 베를 짜서 삼베옷을 제작했다. 상유정마을에서 생산되는 삼베는 1년의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만큼 베의 질감과 착용감이 뛰어나다.

마을주민 임경애 씨는 “일은 고되지만 삼베를 다 짜고 나면 그만큼 보람된 일도 없었다”며 “특별한 소득이 없었을 때 삼베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마을 부녀자 대부분이 삼베와 모시를 짰는데 모시보다는 삼베가 더 잘 팔렸다고 한다. 한 번 삼베를 짜면 많게는 300자, 보통 150자를 짰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화되면서 지금은 삼베를 짜지 않는다.

임대순 이장은 “우리 마을에 200년이 넘은 버드나무가 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더 이상 크지도 죽지도 않고 그대로 있다. 옛날에 버드나무 가지로 버들피리를 만들어 놀고는 했다”고 말한다. 상유정마을은 3개 반으로 구성되며 대부분의 농가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가구수는 총 44가구로 귀촌 가구는 2가구다. 예전에는 80가구가 살았다. 마을 곳곳에는 외양간이 남아 있는 곳이 많아 옛 시골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정겨움이 가득하다. 예전에는 대중교통이 없어 불편했으나 지금은 하루에 4번 버스가 들어와 주로 홍성장을 이용한다.

석 달 전 마을에 귀촌한 이병만 씨가 마을주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마을의 오래된 버드나무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추억이 물들어 있는 나무다(왼쪽). 임경애 씨가 서천에서 30만 원을 주고 사와 사용했던 베틀.
홍북읍 신정리 상유정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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