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농촌 유학으로 작은 학교 살려내자
상태바
귀농·농촌 유학으로 작은 학교 살려내자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3.26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학교가 농촌의 희망이다 <2>

장곡초 반계분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2년까지 학생 수 5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소규모학교 8개교가 통폐합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위주의 농촌교육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과 함께 농촌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가 살아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고, 꿈을 잃어버렸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작은 학교를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들의 우수사례를 통해 그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장곡초 반계분교는 학생수 총 18명인 벽지학교로 올해 통폐합추진 대상학교이다.

반계분교는 1934년 4월 장곡 공립 보통학교 부설 행정 간이학교로 개교한 이래 1944년 분교로 편입된 후 1949년 다시 반계국교로 승격되면서 지금까지 3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1975년 당시 총학생수가 900여명이나 됐던 반계분교는 이농현상이 심해져 농촌인구가 급격히 줄어 199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수가 100명 이하로 줄었다. 이에 본교 승격 50년만에 1999년 다시 분교로 격하되었다. 학생수가 줄고 문화적 혜택이 적은 농촌 벽지학교이지만 반계분교 아이들의 표정은 그 어떤 큰 학교의 아이들보다 환하고 밝다.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는 장곡초등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반계분교만의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학생 개개인에 맞는 단계별․수준별 맞춤학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반계분교의 학생들은 학습부진아가 없다. 여기에 토요일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과 원어민 영어교육 및 영어캠프, 수련활동 등과 학교시설이나 교사들의 열정은 도시의 어느 학교보다도 우수하다. 또한, 방과후 교실에서는 전교생이 플릇과 태권도, 공예교실, 사물놀이 등 별도로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서 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는 교육비 경감과 학생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만족감을 심어주고 있다.

반계분교는 지역 특성상 학교 앞으로는 무한천이 흐르고 학교 뒤쪽으로는 계절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작은 동산이 위치해 있다. 이로인해 학생들은 학교주변환경과 학교 내에 위치한 텃밭을 이용해 농산물 수확체험 등의 생태체험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우리밀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직접 재배해서 키운 우리 밀가루로 통밀빵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눠 먹으면서 학교 급식에 납품된 친환경 농산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학교 텃밭에 전교생이 모여 그 동안 물을 주고 열심히 가꾼 감자를 캐며 소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텃밭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개별적으로 분양해 아이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길러 수확의 기쁨과 흙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인빈 분교장은 "농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작은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것은 누구든지 공감할 것"이라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농촌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도시 아이들이 6개월 이상 농촌 초등학교에 전입학, 재학하면서 방과후 농촌체험을 하는 농촌유학에 대한 제도적 지원정책을 마련, 도농간 교류와 상생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전했다.

귀농인구 유치로 지역과 학교 동시에 살린다

 

 

 

 

 

▲ 지역과 학교를 지켜내기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김오경 씨(좌), 임인빈 분교장(우).
지난 해 입학생이 전혀 없었던 반계분교는 올해 입학생 1학년 3명과 2학년 2명, 3학년 3명, 4학년 4명, 5학년 1명, 6학년 5명으로 총 18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이중 귀농자녀가 6명으로 전교생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역과 학교를 살리겠다는 지역민과 졸업생들이 부단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소규모학교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통폐합 설명회에서 지역 주민 대다수(50~60%)가 폐교를 반대해 지난 해 3월 예정이었던 반계분교의 통폐합은 일단 유보되기도 했다. 또한, 반계분교 35회 졸업생인 김오경 씨는 전교생의 등·하교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에 대한 소개와 함께 빈집정보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7가구 총 18명의 귀농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오경 씨는 "귀농자들이 늘게 되면 농촌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그들이 투자하는 부분에 대해 지역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귀농희망자들은 대부분 귀농지 선택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근처에 학교가 있느냐의 여부"라며 "농촌지역에 귀농인구를 유입시켜 지역을 살리려면 지역 내 학교가 살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앞서 작은 학교이기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인식전환과 함께 진정 학생들을 위한 행복한 농촌교육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귀농한지 일주일 됐다는 세명의 자녀를 둔 이근배 씨는 "귀농을 위해 지역을 알아보던 중 김오경 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곳에 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무척이나 예뻐해 주신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