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시골 훈장의 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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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시골 훈장의 세상 사는 이야기
  • 한관우 편집국장
  • 승인 2010.06.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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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 장재현 교장 수필집 '두멍' 출간


홍성고등학교 장재현 교장이 40여 년 동안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시골 훈장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두멍>이란 제목의 수필집으로 펴냈다. 이 수필집은 제 1부 아름다운 만남, 제2부 어머니의 기도, 제3부 내일을 위한 삶, 제4부 말이 씨가 된다, 제5부 자석놀이, 제6부 사진 한 장의 교훈, 제7부 할아버지의 연 등 총 7부에 걸쳐 70여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인심이 각박해져서 삶이 고달프고 힘이 들 때 어릴 적 고향집 부엌의 물을 담아두고 쓰던 큰 두멍이 어머님의 품처럼 그리웠기 때문"이라며 "요즘처럼 수도꼭지만 틀면 맑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상수도 시설도 없고 펌프에 마중물을 부어 작두질을 해서 물을 퍼 올리던 무자위조차도 없었던 때, 어머님은 아침저녁으로 마을의 공동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서 물동이에 가득 채워 머리에 이고 물을 길어 왔다. 이렇게 길어온 물을 부엌 한 구석에 놓여 있는 두멍에 가득 담아두고 식수와 밥을 짓고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용했다"며 옛날을 회상하고 있다.

또한 "우리 집 두멍은 모양은 투박하고 볼품이 없어도 가족들의 생명수를 담아 두고 쓰던 소중한 보물이었다. 어머님은 매일 두멍을 반들반들 윤이 나도록 정성을 다하여 닦으셨다. 가족을 위하는 따뜻한 사랑과 함께 그동안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 깃들어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그리고 있어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물에 대한 소중함과 어머니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따라서 두멍은 물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서 마음의 선물까지 갈무리해 두었다가 정을 담아 나누어 쓰는 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눔의 두멍>인 것 같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작품집에는 수필가로 등단한 작품과 각종 수상작품도 함께 수록돼 있어,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저자의 인생관과 함께 작품에서는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70여 편의 섬세하고 그리움이 묻어나는 한 편 한 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그리움과 삶의 지혜를 읽을 수 있어 따뜻함을 읽을 수 있다.

배고팠던 시절 바가지로 물을 퍼서 허기진 배를 채우던 두멍의 소중함을 통해서 인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여정을 노래하고 있다. 소중한 인연이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어져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정답게 살았으면 하는 저자의 소망과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인고의 세월을 통항 희망을 읽을 수 있는 삶의 교본이라 하겠다.

장재현 교장은 홍성에서 출생하여 지금은 폐교된 서부면 천수초등학교와 홍성중학교, 홍성고등학교(20회)를 졸업한 후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와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1970년 3월 청양농업고등학교(현 청양고등학교)에 첫 부임하면하면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예산중앙고등하교, 예산여자고등학교, 홍성여자고등학교에서 25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다. 이후 충청남도서산교육청과 홍성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했다. 홍성고등학교 교감과 덕산중ㆍ고등학교 교장, 홍성여자고등학교 교장, 홍성교육청 학무과장(장학관)을 거쳐 현재 홍성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늦깍이로 월간 수필문학 신인상에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해 글을 쓰고 있다.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이며, 작품집으로는 <한국명수필선집>(서울문학, 2009)과 이번에 출간한 수필집 <두멍>이 있다.

장 교장은 지난 1987년 한국문화원연합회 주최 제2회 경노효친사상선양 글짓기 공모에서 교사부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1989년에는 대전일보 교단 수기 공모에서 입상하는 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2003년에는 충청남도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필과비평사(02-3675-5633) 펴냄, 신국판 272쪽, 값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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