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너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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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너무 많은데…
  • 최영대 홍성보훈지청 보훈과
  • 승인 2011.07.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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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대 홍성보훈지청 보훈과

『적막한 달밤에 칼머리의 바람은 세찬데/ 칼끝에 찬서리가 고국생각을 돋구누나 / 삼천리 금수강산에 왜놈이 웬말인가 / 단장의 아픈 마음 쓰러버릴길 없구나』

이 글은 충남 홍성군 홍성읍 고암리 오거리에 있는 권총과 긴 칼로 무장한 채 적을 섬멸하라고 명령을 하는 위풍당당한 동상에 새겨진 백야 김좌진 장군의 우국시이다.

김좌진 장군은 1889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하여 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하였으며, 어려서부터 천성이 영민하고 공부보다는 전쟁놀이와 말타기를 좋아하였다. 15세 때에는 고향집의 살림을 맡으면서 인간존중과 평등사상에 노비문서를 불태워 노비들을 해방시켜주었고, 2000석이나 되는 토지를 무상으로 소작인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는 인간 김좌진 장군의 면모를 일찍부터 드러내었다.

장군은 1905년 서울로 올라와 대한협회와 기호흥학회의 지부를 조직해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섰으며, 1918년 일본의 감시를 피해 만주로 건너가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휘하 북로군정서의 총사령이 되어 1600명의 독립군을 훈련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1920년 10월 독립군을 공격하기 위해 만주로 출병한 일본군 3천여 명을 청산리로 유인하여 병력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전략 전술로 일본군을 섬멸했다. 이 청산리 대첩은 일제의 압제에 시달리던 한민족에 엄청난 자부심을 안겨줬다.

『할 일이... 할 일이 너무도 많은 이때에 내가 죽어야 하다니.. 그게 한스러워서…』 공상당원이 쏜 총탄을 맞고 백야 김좌진 장군이 운명하시기 직전에 남긴 유언이다. 장군은 정작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이 두렵고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조국을 위해 할일이 많은데 이를 할 수 없기에 한스럽다고 하며 마지막 세상을 떠났다. 비록 장군은 조국을 위해 자신의 할일이 많이 남았음을 한탄하며 숨을 거두었으나 우리에게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음을 말씀하셨다.

조국의 광복을 기리며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일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열리는 갖가지 보훈행사에 직접 참여해서 조국광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독립의 제단에 바친 애국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체험하고, 오늘의 조국이 있게 한 국가유공자의 헌신과 희생을 돌이켜 보는 가운데 주변의 보훈가족들을 예우하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우리 대한민국의 저력은 키워지는 것이다.

나를 잃어버리면 나만의 인생이 끝나지만 역사를 잃어버리면 현재의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래 또한 운명이 끝난다. 2011년에는 청산리전투의 승리가 우리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으로 전해져 우리 민족의 정기를 반듯이 세우고, 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 미래의 좌표로 삼을 수 있는 뜻 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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