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 “준비되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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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 “준비되어 있습니까?”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7.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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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내 6개 초·중학교 하반기 임시 주5일 수업제 시행
내년도부터 전면 시행 … 학교 특성·역량 따라 자율선택
내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주5일제 수업을 둘러싸고 교원단체와 학부모들은 ‘환영’과 ‘우려’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맞벌이 워킹맘 최모 씨(37)는 “지금까지 격주 놀토에는 남편이 아이를 돌보거나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봐주셨다”며, “주5일제 수업으로 바뀌면 주말에는 오로지 아이와 함께해줘야 하는데 마음대로 쉴 수 없는 처지에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근심어린 심사를 내비췄다.

중학교 교사 김모 씨(42)는 “일반 직장인들은 주5일 근무를 하는데 교사들은 토요일에도 업무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제는 주말을 자기계발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반가워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가정과 사회의 교육기반을 강화하기위해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시행키로 했다. 교과부는 그동안 일부 교육계의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 요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주5일 수업제가 확대될 경우 수업일수 부족과 사교육 팽창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특히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등의 초등생 자녀에 대한 대체 보육`교육 프로그램 등이 미흡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시기상조’라던 입장을 바꾸어, “2011년도 하반기에는 일부학교를 선정해 주5일 수업제를 시범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지역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주5일 수업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하반기에 홍성군내에서 주5일 수업제를 시범운영하는 학교는 총 6곳으로 초등학교는 홍성초, 홍주초, 대정초, 홍동초, 구항초이며, 중학교로는 서해삼육중이 포함됐다.

한편 지역의 아동센터들은 주5일 수업제에 대해 ‘토요일 자녀교육의 부담을 가정에 떠넘기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홍성YMCA 부설 하늘터 지역아동센터 한지연 센터장은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맞벌이 부부의 보육부담이 커질 것이고,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을지도 문제며, 상대적으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지연 센터장은 “내년도부터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지역아동센터도 토요일에 문을 열겠지만 그에 따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학교내 토요돌봄교실을 확대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까지 토요돌봄교실을 운영하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소관의 청소년 대상 센터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가정형편과 교육여건에 따라 주말 교육의 질적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양질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고,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홍성군과 같은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회와 가정이 제도를 수용할 만한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교조 충남지부에 따르면 초등돌봄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 중 62.3%에 이르는 학생들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며, 이 아이들 중 30%가 전액 자부담으로 돌봄교실에 다니고 있다. 때문에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 중 자부담 비율과 저학년의 비율 등을 고려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토요돌봄교실은 학부모들의 수익자 부담금을 요구할 것이고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자부담 사교육비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중고등학교에서는 토요방과후학교를 통해 보충수업을 운영하도록 권장하고 있어,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교사들의 노동시간은 줄지 않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만 증가된다는 것이다.

한편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반증이라도 하듯 학원가는 벌써 부터 들썩이고 있다. 홍성읍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45)는 “아무래도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주말반의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며, “주말반을 통해 보다 집중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교과 심화·보충학습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토요 방과후학교 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주5일 수업제에 따른 가정의 자녀교육 기능 강화를 위해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가족봉사단 등의 운영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반기에 주5일 수업제를 시범운영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바뀐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두고, 내년에는 기존 격주 5일 수업제와 전면 주5일 수업제 중 학교의 특성과 역량에 따라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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