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창조신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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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창조신화 이야기
  • 최교성 세례자 요한 <홍주성지 전담 신부>
  • 승인 2022.05.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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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하와의 낙원에서의 추방과 카인과 아벨의 살인사건 이야기가 이어지고 노아의 홍수와 바벨탑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카인과 아벨은 한 형제인데 형이 동생을 죽이는 살인사건 이야기다. 신이 아벨의 제물은 기쁘게 받으시고 카인의 제물은 달갑게 여기지 않으셨다. 하느님께서 달갑게 받지 않으셨다면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겠다. 성서엔 이유는 언급되지 않지만, 카인의 제물에는 흠이 있는, 정성이 부족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기적인 제물이 다분히 있어 보인다. 그래서 하느님께 믿보인 것을 앙갚음해 질투심으로 동생을 죽이기에 이른다. 이 신화 역시 모든 세대의 인간 실상을 잘 표현한 것이다. 이 세상의 악을 고발한 것이기도 하다.

인간 세상 안에는 늘 악의 편에서는 자와 선의 길을 걷는자로 나눠진다.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자와 하느님의 맘을 아프게 하는자로 구분된다. 아벨의 혈통에서 노아가 나온다. 노아만이 흠이 없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식으로 나온다. 세상이 다 타락해도 의인은 늘 준비하신다. 숫자도 중요하지 않다. 의인 한 사람으로도 세상은 존속된다. 성인 한 사람으로 도시 전체가 구원되기도 한다. 노아를 통해 세상을 물로 씻는 정화의 사건을 만드신다. 홍수로 세상을 새롭게 만드신다. 이 또한 상징들이다. 의인 한 사람으로 세상을 새롭게 재창조하시는 분이시다.
물은 세례를 상징하기도 한다.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탄생되는 세례가 미리 예고된다. 인간의 욕심은 이제 자신을 만든 신에게 도전하기까지에 이르는 교만에 빠진다. 바벨탑이야기에서 나오듯이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하늘 높이 치솟는 탑을 쌓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역시 사실적. 역사적 사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당시 그 큰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타락과 인간의 악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바빌론 시대의 지구라트의 큰 도시가 실제로 있었다. 인간이 모이면 모일수록 악으로, 교만 쪽으로 향해 우상 숭배하는 경향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사람이 모이면 지혜로워야 할 텐데 진리와 반대되는, 우둔해지는 인간 사회를 말하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소수의 힘 있는 자들의 탐욕을 채우는 권력 지향 쪽으로 향하는 사회악을 잘 고발하고 있다.

집단의 힘은 악과 잘 결탁돼 더 견고해진다. 조직이 커질수록 진리보다는 집단과 조직 강화 쪽으로 가는 경향을 잘 고발한 사건이다. 종교단체 역시 이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번성할수록, 물질이 쌓일수록, 힘이 막강할수록, 짜릿한 유혹이 더 커지는 법이다. 인간이 신의 자리에 있게 된다. 중세의 교회를 우리는 잘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또 커지고 비대하지면 인간은 같은 일을 또 반복하는 것 같다. 인간의 교만이 어디까지 이르게 되는가?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한번은 최고의 과학자가 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신과 대적하려고 했다. 발명 시합을 했다. 하느님도 과학자도 흙을 손으로 쭈물떡 쭈물떡 주무르며 뭔가를 만들려는 시작 즈음에 신이 말씀하신다. “야 시합이라며 온전히 네 꺼로 해 그 흙 내려놔! 그 흙 내꺼야!” 그걸로 게임 끝이 났다.

인간은 큰 업적을 이룬다 해도 죽어가는 존재에 불과한 것을…. 지상역사에서 제일 큰 땅을 호령했던 천하의 알렉산더도 죽을 때 유언이 있었는데, 관 밖으로 손 하나를 밖으로 내어서 사람들이 보게 하라고 했다. 이 영웅도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인간의 위치를 스스로 잘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자기분수를 잊어버리면 인간의 교만은 하늘을 찌른다. 

시편에는 이를 계속해서 경계한다. 사람에게도 기대지 말며 권세도 돈도 그 어디에도 기대지 말라! 의인들의 희망은 이 세상이 아닌, 오직 한분 영원한 분에게만 뒀다. 지금의 시대가 바로 바벨탑의 애기가 되풀이되고 있는 시기인지 모르겠다. 출세와 금권욕에 대한 욕망은 그칠 줄 모르고 하늘 꼭대기만 보며 질주하는 시대가 됐다. 그 욕심은 브레이크를 밟지도 못하는 듯하다. 자신이 죽을 존재라는 것조차 잊고 살게 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자신이 신이 된 것처럼 사는 것이다. 이승에서 영원할 것 같은 우상,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그렇다. 이것은 이시대의 최고의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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