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시대, 바뀌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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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시대, 바뀌어야 할 것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3.09.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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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시대가 개막된 지 벌써 9개월이 넘었다. 내포시대는 올해 1월 2일 충남도청이 내포 신청사에서 역사적인 시무식을 가짐으로써 공식 선포됐다. 80년 대전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지는 기회의 땅, 내포에서 새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충남도청에 이어 3월에는 충남도교육청이, 다음 주까지는 충남지방경찰청이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충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관이 모두 옮겨오게 되면 명실상부한 내포시대가 열리게 된다.
내포시대의 중심에는 홍성이 있다. 충남도청 이전과 내포신도시 조성 등은 분명 홍성에게 지역발전의 호기다. 충남 서부권의 조그마한 도시였던 홍성이 충남의 중심, 서해안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도시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급변하는 변혁의 물결에 능동적이고 개혁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전히 상존하는 안일무사 행정과 구태한 정치, 쇄국적인 주민 의식 등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것은 공직 문화다. 공직사회는 어느 조직보다 변화에 둔감하다. 행정 서비스와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성 있는 조직을 만들어 가기 보다는 주어진 권한의 향유에 집착하는 조직 문화가 수십년간 고착되어 온 탓이다. 언제 밀려날지 몰라 긴장의 연속으로 살아가는 민간기업과는 달리 열심히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월급 걱정, 밀려날 걱정할 필요없고 퇴직 후에도 연금이 보장되니 적당히 움직이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철밥통'이라는 비아냥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저하게 성과 위주인 다른 나라 공직 문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자치단체장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기에 영합한 선심성, 퍼부기식 행정은 변화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게 만든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사업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제왕적 아집'도 버려야 할 것이다. 모든 행동과 정책은 다음 선거를 위한 것이 아닌 지역발전과 위민(爲民)에 바탕해야 한다.
지방의회를 비롯한 정치권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지역민들의 눈과 입의 역할을 하는 민의의 대변 기구다. 지방정부의 업무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 뿐만아니라 지역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운 곳이 어느 곳인지를 파악해 해소시켜 주는 것이 임무이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민심과 동떨어진 작태를 보이면서 불신과 실망감은 날로 팽배해 지고 있다. 지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위적인 태도나 내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의 추태는 볼썽사납다. 자치단체장과 결탁해 지역 여론과는 동떨어진 결정에 동의하거나 다음 선거를 의식해 중앙정치의 하수인 노릇에만 충실한 모습도 눈꼬리를 치켜뜨게 한다. 지방의회가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충실하려는 개혁적 몸부림 없이는 지역발전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는 없다.
지역 주민들의 의식 개혁은 변혁을 주도할 수 있다.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시 형성은 홍성에게는 변화의 첫걸음이다. 앞으로 기관단체들이 계속 입주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게 되면 도시 규모는 확대되고 팽창된 도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상황을 지역주민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예전의 홍성' 만을 고집하는 쇄국적인 의식으로는 변화의 물결에 순응할 수 없다. 내포신도시도 홍성 구역 내에 있고 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홍성 주민이다. 내포신도시는 '별똥부대'가 아니라 홍성의 도시라는 생각을 갖고 포용적으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신도시가 원도심 공동화를 유발시킨 주범이라 지탄하기 보다는 신도시는 신도시대로, 원도심은 원도심대로 활성화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성숙된 의식이다. 신도시에 이주해 온 사람들을 이방인 취급한다면 한솥밥을 먹는 가족으로서의 동화는 요원하다. 신도시와 원도심 모두가 식구라는 울타리에 담아질 수 있도록 가슴을 열어야 한다.
올해 막이 오른 내포시대는 분명 홍성 발전의 성장 동력이다. 이런 기회를 살려 새롭게 도약하느냐 못하느냐는 홍성 주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 기회는 노력하는 자만의 것이다. 감나무에서 감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구태한 자세는 버려야 한다. 변화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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