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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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8.02.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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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석 편집국장
참여정부 5년을 이끌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12시로 임기를 마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 마을로 귀향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에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 돌아간 것이다.
재임시절 노 대통령은 퇴임 후 숲 가꾸기와 생태계 복원, 좋은 지역 만들기 등 환경 및 농촌운동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는 지방 활동을 통해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는 의중인 셈이다.
봉하마을에 살림집을 짓고 뒷산과 마을 하천을 생태복원의 장으로 가꾸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런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기반작업으로 보여 진다.
노 대통령은 올해로 63세다. 건강도 좋고 아주 활동적인 성격이다.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남아 있을 스타일이 아니다.
그가 말해왔던 대로 농촌 환경운동, 강연과 저술 등 어떤 식이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퇴임 후 재야 활동이 재임시절 못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에 한사람의 국민으로 돌아가는 노 대통령의 행보는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재임시절 처럼 독특한 언행으로 국민의 이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드물게 연임에 실패했다. 백악관을 떠날 때 박수도 받지 못했다. 한 마디로 실패한 대통령의 전형이었다.
그러나 카터 대통령은 퇴임이후 성공한 대통령을 압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인권운동, 가난한 사람에게 집 지어주기, 국제적 분쟁방지, 각종 차별철폐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994년에는 IAEA핵 사찰단을 쫓아내 한반도에 급박한 위기감이 조성되었을 때 미국의 대북특사로 방문했다.
미국의 대북한 공습이 임박했던 당시 카터 대통령은 평양에 머물며 북한을 국제핵사찰 영역으로 끌어 들이는 협상력을 발휘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닥쳤던 한반도를 구해낸 것이다.
카터 대통령은 퇴임 후 이와 같은 활발한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비록 백악관을 떠날 때는 박수를 받지 못했지만 퇴임 후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는 활약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거듭 태어난 셈이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면 지금까지 성공한 대통령도, 퇴임 후 박수 받는 대통령도 없었다. 현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4명의 전직 대통령이 있지만 아직은 국민의 존경받는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간혹 정치판에 훈수꾼으로 끼어들어 빈축을 살 뿐 가슴속에 와 닿는 훈훈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노 대통령은 벌써부터 퇴임 후의 활동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에 활약상은 아마도 25일 오픈하는 개인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www.knowhow.or.kr )'에 소상하게 소개될 것 같다.
참여정부 5년 동안은 이념, 소득, 안보, 외교, 복지 등 각 부문에 걸쳐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어느 정부 보다 시끄러웠던 게 사실이다.
퇴임이후 노 대통령의 행보가 결코 조용하지 않을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우리 국민은 적지 않은 학습경험을 했다. 불필요한 논란거리에 식상해 있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진정한 사람 사는 모습이 많이 그려지길 기대하며 박수 받는 전직 대통령이 나와 주길 우리 국민은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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