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 동행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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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 동행취재
  • 이용진 기자
  • 승인 2008.02.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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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땅굴은 남북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장소였다

▲ 이용진 기자

새벽안개가 막 가라앉기 시작한 아침, 다른 날보다 일찍 집을 나선 탓인지, 아니면 휴일이라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눈꺼풀은 무겁기만 하고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자 관광버스가 마치 경주시작전의 경주마처럼 시동을 켜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솔자인 문화재관리단체 (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 모영선 사무국장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타자 엄마들과 함께 온 아이들은 먼저 자리를 잡고 시끌 법석 떠들고 있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자 버스는 미끄러지듯 달리기 시작해 홍성IC를 금새 진입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서 나눠주는 간식을 먹는 동안 행사일정과 안전수칙을 들려주는 모영선 사무국장의 마이크 방송소리가 들려오고 소풍 온 것처럼 들떠있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쯤 버스는 어느새 화성휴게소에 도착해 있었다.
역시 버스여행의 백미는 휴게소에 있는 것 같다.그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은 갖가지 군것질거리를 사들이기에 바빴고 화장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전경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 수학여행의 기억과 추억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행사일정과 맞추기 위해 버스기사가 속도라도 조절한 듯 정확히 통일대교검문소에 도착했다.

▲ 우리나라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서 헌병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참가자들. 참가자들뒤로 평양 방면이라는 이정표가 보이고있다.

헌병들이 신분확인과 인원점검을 하는 20여분 동안 “여기서부터 개성까지 21km이고 평양까지는 20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모 사무국장이 귀뜸해 줬다.
잠시 북쪽을 바라보며 조국의 땅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분단된 우리의 현실이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후 우리는 목적지인 임진강 옆 장단면 독수리월동지에 도착하자 여느 시골풍경과 마찬가지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산과 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진강 옆으로 길게 늘어선 철책과 이곳을 군 관계자들과 동행하며 통제를 받아야하는 민통선이라는 것이 너무 낯설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반면 아이들은 하늘위에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독수리들을 보고 마냥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독수리 월동지는 홍성에서 온 우리와 서울에서 내려온 200여명의 참가자들로 북적거린 가운데 행사 개최식을 치루고

▲ 스스로 사냥을 하지 못하는 탓에 사람이 주는 먹이만을 먹어야하는 독수리를 위해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독수리를 위해 통닭을 던져주고있다.

준비해온 생닭을 아이들의 손으로 독수리 먹이터에 나눠주기 시작했다. 논바닥과 낮은 구릉지역에는 한국조류협회에서 그 동안 먹이로 주었다는 젖소와 돼지들의 뼈와 잔존물들로 뒤엉켜있고 악취로 진동을 했다.
독수리 먹이주기 행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사람이 있으면 독수리들이 접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먹이터에 먹이를 던져주고는 빨리 자리를 떠나면 되는 것이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일촌 마을회관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우리는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제3땅굴에 도착했다. 수학여행 가면 바쁜 일정으로 부지런히 선생님을 따라다녀야 했던 것처럼 나는 인솔자와 아이들의 행렬을 열심히 뒤 따랐다.

▲ 한국 철도공사에서 만들어놓은 평양행 철도 전시물을 관람하는 참가자들

DMZ전시관과 영사관을 거쳐 제3땅굴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돌아보며 엄마들의 설명을 듣느라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여기서 다소 아쉬운 것은 사진 촬영 등이 금지되어 오로지 내 머릿속에만 남겨둬야 하는 땅굴 속의 모습들이다.
이렇게 땅굴을 돌아보고 나온 아이들은 지친 듯 버스에 올라와 긴 한숨을 내쉬며 다음 행선지인 도라산 역에 도착해 헌병과 사진을 찍는 것을 끝으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버스에 올라 우리는 지친 몸을 버스 좌석에 기대고 집으로 돌아왔다.
특히 이날 일정 중에는 독수리 월동지에서 갖은 문화재관리단체(사)한국조류보호협회(회장 김성만) 홍성지부장의 이취임식이 함께 치러져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를 끝으로 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를 이끌어 온 서용엽 지회장은 중앙회 홍보이사로 위촉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그동안 10여년간 홍성지회 사무국장을 역임해온 모영선 씨가 지회장으로 위촉받아 이끌게 되었다.
모영선 사무국장은 조류보호 활동 및 홍성생태학교 ‘나무’를 운영하며 매년 자연생태 실내체험전을 개최하여 4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자연생태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온 진정한 자연 파수꾼으로 알려져 있다.

▲ 새로 취임하는 문화재관리단체 (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 모영선 지회장이 임명장을 받고 있다.

한편 이 행사는 홍성군청소년수련관 방과후 아카데미 참가자를 대상으로 문화재 관리단체(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에서 주최한 가운데 (주)육성(대표 오배근)과 IB기획(대표 이난영), 홍성 크로바 양계(대표 이환진)에서 독수리 먹이 및 간식 등을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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