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봉사의 삶, 이야기로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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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봉사의 삶, 이야기로 담아내다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7.03.1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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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순의 ‘행복한 이야기’ 출간
23년 남문동 봉사활동 삶 담겨
신경순 작가가 자필로 엮은 수기집을 소개하고 있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나서 몸도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남편이 살아생전에는 저 같은 사람이 자서전 쓸 게 뭐 있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자서전을 내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말에 정신이 조금이라도 말짱할 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가장 뜻 있고 가치 있는 유산이 자신의 책인 ‘신경순의 행복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이다. 신경순 작가는 집이 가난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일을 돕다가 25살 때, 두 살 연상의 남편과 1963년 12월 24일 결혼했다. 이듬해 홍성에 와서 소꿉장난 같은 살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6·25 전쟁부터 1·4후퇴까지의 전쟁 경험과 200원이었던 축의금이 3만원, 5만원이 되고 방 1칸 월세가 300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르는 동안 보고 들은 물가 시세를 우리 손자 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23년 동안 부녀회장을 하면서 경험한 이웃의 다정다감한 삶과 어려운 이웃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신 작가는 가난 속에서 50년간 가계부를 썼고 가난을 되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쳤다. 젊어서는 어린 두 아이를 리어카에 태워 밭에 다니며 농사 지은 덕택에 가난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모습들도 사진으로 담아냈다. 어려웠던 시절 사진을 많이 찍어주지 못해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신 작가의 가계부는 1986년 저축추진중앙위원회에 응모해 1등에 당선됐다.

가계부는 아직도 작성하고 있다. 신 작가는 “가계부를 작성하며 틈틈이 썼던 주부생활수기 3개는 신문에 연재되기도 했었다”고 말하며 “이번에 발간한 책 속에도 실려 있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 작가는 부녀회장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 집집마다 다니며 저금통장을 만들어 주고 전세자금, 학자금, 병원비 등의 목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부녀회장을 하는 23년 동안 사랑의 쌀 나누기 봉사를 펼쳐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신 작가는 “제가 오관리 4구 남문동에 살지 않았다면 이 같은 삶을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마을주민들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전했다.

“자서전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노인종합복지관 직원들 뿐 아니라 하늘에 계신 사랑하는 남편, 아들, 두 딸, 사위, 며느리, 손주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며 건강할 때까지 밭농사 짓고 복지관 다니며 글 쓰고 봉사활동 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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