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허덕이는 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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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허덕이는 지역경제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2.04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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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이 말랐다'는 목소리 높아져 

최근 주민들로부터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돈이 없다"는 이야기다. 돈이 돌고 돌아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홍성에서 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경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0여 년 전 국가재정에 큰 타격이 되었던 IMF를 거쳤고,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큰 타격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주민들의 생활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변하면서 적지 않은 돈이 유동자산에서 고정자산으로 묶인 것도 지역경제 침체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성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코오롱아파트(569세대), 세광아파트(430세대), 신동아아파트(716세대), 주공아파트2차(468세대)가 새로 생겼다. 이 중 대부분은 홍성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임대해서 입주했다. 

주공2차아파트를 제외한 세 곳의 아파트가 새로 생기면서 아파트에 묶인 돈은 대략 최저로 생각해도 2000억원 가까이에 이른다. 아파트 한 채 당 1억5000원으로 기준을 잡고 75%의 입주가 이뤄졌다고 가정했을 때 근사치에 다다를 수 있는 금액이다. 여기에 주공2차아파트를 비롯해 부영아파트 등 임대아파트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합하면 그 금액은 엄청나게 불어난다. 사람들이 말하는 󰡒돈줄이 말랐다󰡓는 이야기가 어디에서 기인됐는지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신동아아파트에 살고 있는 A 씨는 󰡒아파트 입주를 하면서 1억원 넘는 돈을 은행에서 빌렸다. 한 달에 70만원 정도의 원금과 이자를 내고 있는데, 언제 돈을 갚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 예전에는 생활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빚을 내서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난 뒤는 모든 것이 긴축재정이다. 식구들하고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럽다󰡓며 아파트 입주 후 생활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도 경제 위축에 한 축이 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홍성군의 내수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구증가와 경제 활성화는 밀접한 연관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홍성경제, 객관적 진단과 전망 필요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한탄만 하기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행정과 주민은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토론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홍성군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홍성군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 논의가 있고 난 후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정책이 마련되고 정책에 따른 예산배분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예전부터 진행되었던 사업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정책이 마련된다면 경제 불황의 늪에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 

홍성군에서는 우선적으로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복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MOU를 체결한 일진기업이 정해진 기한 내에 일반산업단지에 공장이전을 이룬다면 1만5000여명의 인구유입과 5000여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2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홍성YMCA 김오열 총무는 "소비계층의 인구유입이 필요한데, 그렇게 되려면 공단조성이나 기업유치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기업유치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의 내적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아봐야 한다. 홍성경제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인중개사협회홍성군지회 김용일 지회장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지방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된 부분도 지역경제 위축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홍성군에서는 토지 등의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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