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신들한테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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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들한테 뿔났다
  • 최선경 <충남미디어포럼 의장>
  • 승인 2020.09.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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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을 필두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억지 주장과 광화문집회에 참석해 코로나19 확산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난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엄중한 시국에 무기한 집단휴진을 강행하고 있는 의사들에게도 화가 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이기적인 두 집단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뿔났다.

물론 의사도 진료를 거부하고 파업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집단휴진이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있는 응급환자를 돌보지 않을 만큼 정당한지는 의문이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것은 의료인으로서 기본 덕목인 윤리적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단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진료 파업 협조 요청을 받은 간호사들은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뉴스를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의료현장에서 바라볼 때 의대 정원 증원은 당연하다”며 “우리나라 의료이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인데 의사 수는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사들의 처지가 참 옹색해지는 대목이다. 이 싸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자. 의사들이 공공의 선을 위한 더 합리적 시스템을 제안한다면 국민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엄중한 시국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의료계는 하루속히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을 끝내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 공포 속에 의료 공백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보이지 않나? 

지금껏 국민들은 의사들을 존경해왔다. 아프고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의사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지속되어 온 것이다. 부디 그 마음이 모두 식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당부한다. 

누구에게든 종교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선량한 기독교인들이 전광훈 일당의 이번 난동사태를 부끄러워할 것이다. 일부는 사랑제일교회와 다른데 싸잡아 욕먹는 것을 억울해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억울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광훈과의 선긋기’가 아니라 ‘전광훈류와 결별’하기 바란다. 

아울러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예수의 가르침은 이 땅의 교회들이 수도 없이 설교했던 가장 기본적인 교리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이를 실천할 만큼의 의지는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일부 교회들이 반성은커녕 종교의 자유를 빙자로 현장 예배만을 고수하며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시대 버전의 상소문이 올라와 화제다. ‘사흉(四凶)을 주벌하기를 청하는 소(疏)’라는 제목의 글인데 ‘사흉(四凶)’이란 ①검찰-언론 ②극우개신교 세력 ③부동산 토호세력 ④의사들을 이르며, “부와 권력을 농단하는 잘못을 범해왔음에도 뉘우치기는커녕 흉악한 짓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들을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게시되기 무섭게 공감하는 동의자가 늘고 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할 각자의 몫과 책무가 있다. 당신들 눈에는 안 보이는가? 우리 국민들은 지금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과 의사들 두 집단에 화가 단단히 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최선경<충남갈등관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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