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성들의 소통과 협력 위한 '아름다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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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성들의 소통과 협력 위한 '아름다운 만남'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12.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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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지역여성연대 참여넷 토론회 개최

지역 여성들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아름다운 만남의 자리가 지난 17일 오후 2시 홍성성폭력상담소에서 마련됐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원장 민경자) 주관으로 홍성군 지역 여성의 활동확산 및 지속적 연대를 위한 '참여넷' 운영 제안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여성지도자 및 활동가, 공무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민경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충청남도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원하고자 '참여하는 충남여성 네트워크 참여넷'을 구성했다.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여성의 지역사회 참여는 좀 더 수월해질 것이며, 이는 더욱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민경자 원장의 강연을 시작으로 홍성성폭력상담소 한병래 소장을 비롯한 지역여성 활동가 6인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서 참석자들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질의응답과 토론이 활발하게 오가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편 이번 행사는 홍성군 여성들 간의 정보 교환과 네트워크 형성의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 지역 사안을 여성의 눈으로 봐야

충남여성정책개발원 민경자 원장<사진>은 '지역여성의 참여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민 원장은 "참여넷이란 '참여하는 여성 네트워크'의 약자로 지역발전에 여성의 힘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강조하고 지역 여성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지역마다 공공의 일을 하는 여성들이 서로 알고 지내며 협동하여 일을 한다면 그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참여넷' 추진 배경과 취지에 대해 민 원장은 "첫째 진정한 지방자치의 모습은 주민자치이며 주민자치가 잘 되기 위해서는 주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중요한 일이 모두 여성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많은 일들이 여성의 삶, 바로 그 자체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생활 자체가 바로 정치의 문제이고 여성의 문제이다. 셋째 여성의 인력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여성'이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성폭력은 정신적, 육체적 살인

홍성성폭력상담소 한병래 원장<사진>은 '여성·아동 성폭력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을 발표했다.
홍성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피해자·가해자 및 가족치유 상담, 성매매 피해자 상담, 성폭력 없는 행복한 세상만들기 캠페인, 릴레이 성교육 및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어린이 성폭력 예방 인형극, 자녀를 위한 학부모 성교육 등의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한 원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사회문화적인 권력의 논리에 의한 사회시스템에 그 원인이 있다. 우리 사회에 성이 더 이상의 갈등 없이 남녀 서로 존중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성문화, 올바른 성의 개념 정립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 여성과 장애라는 벽이 없는 세상 되길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장미화 사무국장<사진>은 '장애여성, 여성장애인이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장 사무국장은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유로 이중적 차별, 억압, 또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를 이어 성폭력의 표적이 되고 마을 공동체에서조차 성을 밝히는 것들, 동네에서 없어져야 하는 것들로 취급받으면서 살고 있다"며 "제도적인 뒷받침과 함께 사회적으로 여성장애인으로서가 아닌 사회구성원으로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고 인격적인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사회문화조성이 시급하며 그에 따른 정책과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아이들과 여성들이 신나게 사는 농촌

홍성여성농업인센터 조유상 센터장<사진>은 홍성여성농업인센터의 다양한 활동을 설명했다. 홍성여성농업인센터는 날로 어려워지는 농촌현실 속에서 이중, 삼중의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여성농업인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고 스스로가 농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림부에서 2001년부터 시행하기 시작한 사업의 일환이다.
여성농업인들이 안심하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육, 방과후 공부방 운영을 통해 자녀들을 마을에서 함께 키운다. 다양한 고충 상담과 지역의 요구에 따른 교육·취미· 문화 등 자기개발 활동을 통해 여성농업인들이 주인이 되어 맘껏 자신을 펼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여성농업인이 자긍심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로컬푸드 사업으로 소비자와 상호 신뢰 쌓는다

사회적기업 홍성유기농영농조합 김경숙 팀장<사진>은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의 활동 상황과 현황을 소개했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은 유기농 쌀 작목반과 친환경 채소류 작목반 등 80여 농가로 구성돼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과 유통을 통해 연간 2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지난 2008년에는 친환경농업대상 우수상, 2009년에는 충남농업발전대상, 지난해에는 충남형 예비사회적 기업 최우수상과 전국 지역리더상 조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 팀장은 "친환경 작물을 위주로 하다 보니 여성농업인들의 수고와 역할이 많이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남편들이 조합원으로 등록돼 있어 사실상 여성농업인 이름의 통장 하나가 제대로 없는 실정"이라며 "직원 20명 중 3분의 2이상이 여성이다. 내년에는 홍성관내 학교급식을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소극적 운영에서 벗어나 로컬푸드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 도울 것

다문화가정자조모임 중국 대표 최소연 씨<사진>는 홍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는 결혼 10년차 결혼이민자이다. 현재 홍성군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몽골, 태국, 캄보디아, 러시아의 총 8개 나라의 결혼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자조모임은 한국생활의 적응을 돕고, 가족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갈등, 가족 간의 갈등, 자녀양육 문제 등 다양한 일들을 서로 의논하고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최소연 씨는 "내년 홍성군 결혼이민자 자조모임에서는 선배들이 나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2세 교육들을 위한 교육을 품앗이처럼 진행하면서 자녀교육을 하며 겪는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홍성지역 여성연대 이뤄지려나
토론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경험담과 주요사안들을 풀어놓으며, 향후 지속적인 연대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석한 참교육학부모회 홍성지부 김순희 회장은 "협소한 장소 때문에 자리 배치 등 진행상의 아쉬움이 남으나, 오늘의 모임이 지역과 여성을 연결시키는 단초가 됐다. 앞으로 꿰어야 할 단추가 많겠지만 오늘은 첫 단추를 꿴 것"이라며 "1회성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열성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들을 발굴하고 참여시켜 진정한 홍성지역 여성연대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는 지역의 여성 활동가들이 상호 소통하고 지역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참여넷 구축으로 여성의제 발굴과 토론을 통한 지역 현안 및 여성문제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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