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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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국사회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5.07.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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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국사회’는 최근 변화가 극심한 한국사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고, 그 새로운 것에 적응할만하면 또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 휴대폰, 전자기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와 진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가 새삼스럽거나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기보다는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한 가지 급변하는 한국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제청소년에 대한 시각이다. (앞으로는 문제청소년을 서툰 청소년이라고 칭하겠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이 서툰 청소년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말이나 행동이 어른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기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고, 규칙은 지키지 않고, 욕을 입에 달고 살며, 낮과 밤이 바뀐 삶의 스타일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행동 또한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또한 휴대폰은 거의 중독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학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알바가 학교생활보다 우선이기도 하다.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서툰 청소년을 바라보는 어른과 사회의 인식과 태도는 몇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같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 학생, 문제아, 학교생활 부적응, 골치 아픈 학생, 싸가지 없다는 표현, 감정적인 대응 등을 하고 있다.

교육부 보도 통계자료(2014.9.4.)에 의하면 초·중·고 학업중단학생은 전체 648만1492명의 약 1%에 해당되는 6만568명이다. 고등학교에서의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재적학생수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에서의 학업중단율은 중학교에서의 학업중단율보다 2배 높았다. 중학교 시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갑자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중학교 시절부터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가 조금씩 누적되어 고등학교 시절에 학업이 중단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대안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그전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안교육을 시행해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대안교육’의 의미다. 학교생활의 부적응을 보이는 서툰 학생들을 위해서 실시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이 적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 내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는 것이다. 학교 여건과 학생의 필요를 고려해서 교육과정을 다르게 편성하는 것이고, 학교에서만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 평생교육시설, 직업훈련기관, 산업체, 문화예술기관 등과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교육의 의의는 작은 성취감이 누적되어 자신감이 향상되면, 자연스럽게 희망과 기대가 생기고, 스스로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또 성취감을 느끼고…… 이런 과정이 연속되어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학교’가 되는 것이다.

학교나 사회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영재교육’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안교육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효과가 있을까? 필요성에 대한 의문, 많은 예산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그 아이만 학교에서 사라지면 다른 모든 애들이 편할텐데…’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 어린 학생과 감정적인 충돌과 감정적인 대응이 주류를 이룬다.

서툰 학생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다양한 경험과 인내심 그리고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서툰 학생이 모여 있는 곳을 관리하는 사람은 더 힘들게 마련이다. 어른들이 평정심을 잃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사회가 변하고 있다. 예전의 학생과 지금의 학생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새로운 변화에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서툰 학생은 항상 ‘따뜻한 어른’이 필요하다. 서툰 학생에 대한 인식은 변해야 되지만 서툰 학생이 필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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