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친환경농산물 급식…꿈을 현실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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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친환경농산물 급식…꿈을 현실로. 4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1.0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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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각을 바꾸면 급식이 바뀐다
학교급식의 중요성이 날로 더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급식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됐다. 최근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전체 학교의 99.6%인 1만986학교에서 744만 명의 학생들이 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연간 180일을 급식하고 여섯 번 중에 한 번을 학교에서 밥을 먹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의 메카라 불리는 홍성에서 친환경농산물 급식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지를 6회에 걸쳐 나누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당신의 아이는 건강한가요
2. 학교 급식의 문제점
3. 왜 친환경농산물 급식이어야 하나
4. 생각을 바꾸면 급식이 바뀐다
5. 유기농 메카 홍성 '자존심'을 세우다
6. 친환경농산물 급식을 위한 좌담회 

친환경급식에 관해 논할 때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친환경급식을 하면 급식비 인상이 뒤따르지 않느냐"는 말이다. 아무래도 친환경농산물은 상당히 비쌀 것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 가격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가 뒤따른다면 큰 폭의 급식비 인상 없이도 친환경농산물로 학교급식을 이룰 수 있다는 사례가 곳곳에서 도출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삼성초등학교는 시장조사를 통해 급식비 소폭 인상을 통한 친환경농산물 급식을 이뤄냈다. 학교에서는 2005년부터 친환경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친환경급식을 위해 햄과 소시지 같은 값비싼 일반 육가공식품 사용을 자제하고, 가공식품의 가짓수를 줄이면서 줄어든 예산만큼 친환경식재료의 확대를 꾀했다. 이것은 급식비 인상이 없는 범위 안에서 영양교사 재량만으로 얼마든지 친환경급식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삼성초에서는 현재 전체 식재료 중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고, 화학조미료를 배제하면서 친환경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고, 새로운 조리법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 문래초등학교는 친환경급식 학교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7년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 시범학교'로 지정됐고, 김치와 수산물을 제외한 모든 품목을 친환경식재료로 전환했다. 문래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뒤뜰에 친환경 텃밭을 만들어 호밀과 메밀을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친환경급식 준비 전반에 참여하는 등 학교와 영양사, 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되어 친환경급식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남 나주시 영산포초등학교는 자치단체의 지원을 통한 친환경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친환경급식비를 지원하고, 나주시 14개 농협 등이 참여해 '농협나주연합사업단'이 안정적인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연합사업단에서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전체 급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학교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사업단에 물품을 요청하면 농협에서는 각 학교에 물품을 배송하게 된다. 지자체와 교육청, 생산자, 학교, 학부모는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학교 급식 전반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몇 학교의 사례에서 살펴봤듯 󰡒친환경급식을 하면 급식비가 많이 인상된다󰡓는 말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특히 홍성군은 홍동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친환경농산물 재배가 이뤄지고 유통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친환경급식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큰 명제 아래 논의의 틀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면 인근 학교와의 공동구매를 통해 납품 단가를 낮추거나, 조례제정을 통해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 내거나, 값비싼 수입가공식품 사용을 배제해 예산을 절감하고 그 비용으로 친환경식재료 사용을 확대한다면 분명 친환경급식을 이룰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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