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그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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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그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 한학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0.02.13 09: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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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스티븐 코비는 “먼저 이해하고 이해시키라”고 말한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생각을 내가 먼저 이해하고 난 후, 그를 이해시켜야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을 우선 주장하다보면 상대편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할 기회를 침해할 수 있어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무기여 잘 있거라’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무려 39번이나 퇴고했다. 독자를 위한 무한 애정을 실천한 셈이다. 누구를 위한다는 것은 이같이 지난한 길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도 지나치면 오히려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매사 적절한 것이 좋고, 적당한 때에 그칠 줄 알아야 한다. ‘담론’에서 신영복도 “성찰은 자기중심이 아니다. 시각을 자기 외부에 두고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며, 자기가 어떤 관계 속에 있는가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한다. 논어에서도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라고 한다. 자기성찰 기능을 잃어버린 인간은 파멸할 수밖에 없을 게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주신중(朱新仲)은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을 주장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다섯 가지의 계획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생계(生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도(方途)를 말한다. 둘째는 신계(身計)다. 건강관리다. 셋째는 가계(家計)다. 가정의 살림살이를 잘 꾸려나가는 것이다. 넷째는 노계(老計)다. 노후 관리다. 다섯째는 사계(死計)다. 확고한 사생관(死生觀)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목표한 바 일을 이루려면 용기와 지혜 또한 필요하다. 작가, 데드 포드는 “모든 행동은 신념 아니면 두려움에 의해 지배되는데, 우리가 하는 행동은 둘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은나라의 탕왕도 자신의 세숫대야에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이라고 새겨두고 자신을 늘 성찰했다고 한다. 이렇듯 역사 속에서도 자기를 돌아보는 일을 새로운 자기를 만드는 근본으로 삼았던 것이다. 삶의 경험이나 체험이 들려주는 진중한 목소리다.

이상적 인간은 우리 몸에서 다섯 가지의 기(氣)가 풍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고서(古書)에 전한다. 하나, 우리의 몸은 원기(元氣)가 충만해야 한다. 하나, 우리의 눈에는 정기(精氣)가 넘쳐야 한다. 하나, 우리 머리에는 총기가 충만해야 한다. 하나, 우리의 얼굴은 화기(和氣)가 가득 차야 한다. 하나, 우리의 마음에는 덕기(德氣)가 충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산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임이 명징하다. 삶에는 혼자 생각하는 즐거움이 있는 셈이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고, 루소는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라’고 말한다. 동화 ‘파랑새’를 쓴 벨기에의 작가 마테를 링크는 ‘운명아 비켜라. 내가 나아간다’ 하며 주도적인 삶을 외쳤다. 

아울러 인간의 창조물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이 아닐까 한다. 519년간 존속한 조선왕조는 덧없이 무너졌지만, 유학자이자 정치가 율곡 선생이 쓴 교육학의 고전인 ‘격몽요결(擊蒙要訣)’은 청소년 교육의 명저로 지금도 살아있다. 사마광(司馬光)은 정치를 하는데 거울이 되는 책이란 뜻으로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썼다. 노자가 쓴 ‘도덕경(道德經)’은 난세를 슬기롭게 사는 밝은 지혜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 왕자의 말처럼 책 속의 다양한 의미들은 여백미(餘白美)로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논어’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학수 <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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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 2020-02-18 08:51:3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Emma 2020-02-14 20:28:3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립니다.

CWU 2020-02-14 12:06:01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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