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윗산을 파헤쳐 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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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윗산을 파헤쳐 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4.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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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소도마을, 관상수 농원 업자와 주민간 갈등


서부면 소도마을 주민들이 마을 윗산에 들어설 농원의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서 해당 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농원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 중턱에 위치한데다 중턱 일부를 깎아내고, 기존의 소나무를 벌채하는 과정이 불가피해 토사 유출과 장마철 계곡물 범람 등으로 마을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자연경관 훼손, 생활 불편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사 진행과정에서 마을 간이상수도가 끊어져 3일 동안 수돗물 사용에 불편을 겪은 주민들의 원성은 최고조에 달해있는 상태이다.

46여 가구 160여명이 거주하는 소도마을 주민들은 “농원이 들어서는 산의 계곡은 예전부터 수량이 많아 장마철에 큰물이 내려가 수시로 재해를 겪었고, 지난해에는 넘쳐나는 계곡물로 하천 석축이 무너져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산 중턱의 나무를 다 뽑아내고 다른 나무를 심어버리면 장마철 토사유출은 불 보듯 훤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6일 사업승인권자인 홍성군에 따르면 소도마을의 농원 조성공사는 홍성에 거주하는 개인 A모 씨가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1월에 승인돼 사업완료시기는 2014년 1월로 잡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이 공사에 대해 해당 업자의 당초 설명과 공사 진행사항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소도마을 이안헌 이장은 “주민들은 산주가 직접 산 중턱에 집을 짓고 살며, 주변에 나무를 몇 그루 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아무리 개인 땅이라고는 하지만 마을주민들에게 아무런 이해도 구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해가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횡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현장 진입을 위해서는 마을 안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주민들은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마을 광역상수도 시공 당시 아스콘으로 포장된 길의 중간을 절단하고, 이후 복구하는 과정에서 마을 안길의 구조가 약해져 있는 상태이며, 육중한 공사장비가 자주 왕래하면서 아스콘 일부가 비탈면 쪽으로 벌어진다는 주장이다. 현재 소도마을에는 군비 6000만원이 투입돼 석축복원공사와 농수로 정비공사가 함께 진행되는 상황으로, 농원 조성공사까지 더해져 소도마을 곳곳에서 중장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뒷짐 진 군정에 주민들 비난
이로 인해 지난 16일 농원 조성공사 현장 앞에 소도마을 주민 30여명이 모여 농원조성의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으며, 이날 주민들의 연락을 받고 서부면과 홍성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들이 방문해 공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소도마을 주민들은 “마을 위 경사가 급한 산의 일부에 농원을 조성하면서 흙더미를 계곡에 방치하게 되면, 마을 도랑이 범람하고 토사가 밀려와 농수로가 막히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급경사지에 농원조성을 허가해 준 군청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홍성군청 산림녹지과 담당자는 “허가조건에 어긋나는 사항이 없기 때문에 허가취소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주민들의 여론도 중요한 만큼 파헤친 흙더미를 보강하고 실수로라도 상수도가 끊어지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공사진행과 감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소도마을 이안헌 이장은 “마을주민과 개인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허가한 군청이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된다”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다수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군청의 적극적인 설득과 중재가 필요한데, 뒷짐만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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