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행복한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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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행복한 가수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7.17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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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강사 김경아

“외모가 다소 아쉽다는 은사님 조언, 강사 활동 시작 계기”
투포환·씨름·유도 선수 활동 이색 이력으로 청중 시선 집중   
2011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기상 받으며 인생 2막 신호탄  
 

 

“너는 가수되지 말아라.” 1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녀에게 했던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가수로 데뷔해 아버지가 못다 이룬 꿈을 펼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인 故김운열 선생은 ‘보내야만 됩니까(1968)’ ‘능선은 말이 없다(1970)’ 등의 곡으로 활동했던 대중가수였다.

“성대를 다치시면서 가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들었어요. 가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그랬는지, 어릴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운동을 하면서도 노래를 쉼 없이 불렀던 것 같아요.”

김경아 씨는 어려서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좋아 지역구 대표로 투포환 대회에 참가하거나 씨름 같은 스포츠 종목에 종종 두각을 나타냈고, 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인천 동구청 실업팀 소속 유도선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체고에 다닐 때 도복을 어깨에 메고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등하굣길이 제 노래 연습시간이었죠. 운동선수로 활동하면서도 노래는 늘 제 곁에 있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사랑하고 재능 많던 그녀는 여느 사람들처럼 결혼도 하고 자식도 키우면서 평범한 주부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접어뒀던 꿈을 펼칠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011년 홍성을 찾아온 전국노래자랑 무대였다. 

“이거다 싶더라고요. 애들도 다 컸으니 이제 내 꿈을 펼쳐보자는 각오로 참가했죠.” 그녀는 그날 인기상을 수상하며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래도 노래지만 화려한 쇼맨십과 끼를 갖춘 그녀는 쟁쟁한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무대에서 씨름도 했다니까요, 이후로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이나 가요제에 참가하게 됐어요. 판타스틱 듀오라는 TV프로그램에서 빅뱅 멤버 대성과 함께했던 듀엣무대는 그 회 우승까지 차지했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가수 생활은 늘 평탄하진 않았다. “상도 받고, 성과도 있었지만 쓴맛도 많이 봤죠. 그렇게 조금 힘들었던 시기에 은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너는 외모가 조금 아쉬우니 노래 강사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만 가수가 아닌데, 가수는 말 그대로 노래하는 사람이잖아요.”

‘모든 답은 진실에 있다’는 그녀는 화려한 무대에서 잠시 내려와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진실된 마음 하나로 서울과 홍성을 오가며 강사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강사로 활동하며 공연과 축제 무대에도 틈틈이 오르고 있다. 

“남들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솔직하고 싶어요. 아이들 키우면서는 자유분방할 수가 없었잖아요. 이젠 제 꿈을 펼칠 차례예요. 거짓말 하지 않는 사람. 진실되게 사는 그런 사람들이 좋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모든 답은 진실에 있다’는 거죠.”

그녀는 노래를 부르며 진실되게 사는 법을 터득했다. 청춘처럼 살다보니 자녀의 고민과 삶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늘어났다. 그녀의 진실된 삶은 때 묻지 않은 청춘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돌이켜보면 운동을 했던 것도, 자식을 다 키우고 가수활동을 시작한 것도 지금의 저를 이루고 있는 필수적인 부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운동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자식을 다 키우기도 전에 가수활동을 시작했더라면, 더 빨리 가수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행복한 사람, 행복한 가수가 되진 못했을 거예요.” 노래 교실, 개인 레슨, 공연장을 뛰어다니며 매주 토요일까지 바삐 움직이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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