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혁신도시 내포캠퍼스 설립 가시화,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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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혁신도시 내포캠퍼스 설립 가시화, 실효성은?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7.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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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설립과 의료격차 해소는 별개 문제… 의료원 부속병원화 의지
수의과대학 유치, 농가 도움 될지는 미지수 “대동물분야 종사 이유 없다”

비수도권 지방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정원미달이 속출하면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는 가운데, 충남혁신도시로 지정된 내포신도시에 대학 캠퍼스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홍주문화회관에서 개최됐던 ‘충남혁신도시 내포캠퍼스 설립을 위한 민관학 협력 혁신전력 대 토론회’에서 공주대학교는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정부정책 분석과 추진방안 소개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충남의 의료격차에 대해 지적하며, 내포캠퍼스 설립추진을 통해 공공의대를 유치하고 충남도 산하 의료원을 부속병원화 하려는 의지를 내비췄다.

반면 충남대학교의 경우 SWOT 분석과 환경 분석 등 캠퍼스 설립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고, 내포캠퍼스 구상안 특성화 계획의 1순위 분야로 산업동물수의를 내세웠다.

홍성에는 현재 4년제 종합대학 1곳(청운대학교)과 전문대학 2곳(혜전대학교, 한국폴리텍 홍성캠퍼스)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내포캠퍼스 설립 토론회에서 기존 지역대학인 청운대학교와 혜전대학교, 한국폴리텍 홍성캠퍼스 관계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만약 내포캠퍼스 설립이 순조롭게 추진돼 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캠퍼스 모두 충남혁신도시에 유치된다면 홍성군에는 모두 5곳의 대학 캠퍼스가 운영되는 것이다. 

문제는 학령인구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는 지방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와 충북대학교에서 정시모집 지원자 전원이 합격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특히 충북대학교 수학과는 수학 과목에서 8등급을 맞은 학생이 합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방대 중에서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국립대조차 지원자를 선별해 신입생을 유치할 여유가 사라졌고,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입학문턱에 신입생들의 학업 능력 편차 또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공의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공주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의과대학 신설이 충남지역 의료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국립 공공의대 설립 법안을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공공의대설립과 지역의사제는 별개의 것”이라며 “공공의대는 학부과정이 아닌 대학원 석박사과정이고, 정식 명칭은 공공보건의료대학원”이라고 밝혔다.  

공공의료 대학원의 경우 특정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해 공공보건의료기관, 보건복지부, 지자체, 국제기구 등 공공의료분야에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복무할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인 반면, 지역의사제는 4년제 대학에서 실시되는 학부과정으로, 졸업 후 대학이 위치한 시·도에서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의료 활동을 해야 하고, 근무기관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역의사제를 통해 선발된 학생이 졸업 후 일정기간 대학이 위치한 시·도에 머물며 의료 활동을 한다고 해서 수도권과의 의료격차가 해소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홍성군은 수도권과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과대학을 내포신도시에 유치하는 것보다도 대학병원을 관내에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단순히 대학캠퍼스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 설립 주요내용으로 거론된 산업동물수의 분야 특성화 계획 또한 관내 축산업과 농가에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내포캠퍼스로 이전된다고 해서 학생들을 산업동물수의 분야에 종사하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전국의 수의사 면허 소지자는 2만 여 명이다. 그러나 이들 중 산업동물 수의분야에 종사하는 대동물 수의사는 1600여 명에 불과했다. 수의사 면허 소지자 중 10% 미만이 산업동물 수의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가 축산의 고장인 홍성에 유치된다고 해서 내포캠퍼스를 졸업한 수의사들이 산업동물 수의분야에 종사할 이유는 없다. 

충남혁신도시 내포캠퍼스 설립이 단순한 외부효과를 바라는 핌비현상을 넘어 유치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민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역민들을 위한 지자체의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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