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 ‘버스승강장 관련 조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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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 ‘버스승강장 관련 조례’ 없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8.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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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기준 모호하고 관리책임자도 불분명
주민들 “관련 자료라도 제대로 관리해야”

버스승강장 설치 기준이나 승강장 관리에 대한 조례가 홍성군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에서는 현재 승강장 설치기준이 모호하고 관리책임자도 불분명해 승강장을 신설·이설하거나 요청된 민원을 처리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승강장이 사유지에 위치해 시설조성이 제한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조례에 명시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관련 조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군에서는 승강장 관련 데이터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군 건설교통과에 승강장별 이용객현황, 승강장종류별 개수 등 버스승강장 관련 자료 관리 여부에 대해 문의한 결과, “승강장 관련 자료는 필요할 때 홍주여객 측에게 요청하고 있고, 군에서는 유개승강장 개수만을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홍주여객 홈페이지에 등재돼있는 ‘홍성군 농어촌버스 승강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내에 지붕이 없는 ‘무개승강장’이 243곳으로 파악되지만, 이 자료 또한 실제 현황과는 차이가 있다. 해당 자료에는 한 쪽 차선에만 시설이 조성된 갈산교 앞 승강장, 갈산초교 승강장, 부영아파트 승강장 등 3곳도 온전한 시설이 갖춰진 ‘유개승강장’으로 위치 안내도에 표기돼 있기 때문이다. 

홍성읍 주민 A씨는 “만약 조례가 존재하거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면 간단한 컴퓨터 활용만으로도 승강장 설치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고, 규정된 근거에 따라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규정된 근거도 없고 축적된 데이터도 없어서 일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홍북읍 주민 K씨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승강장에 아무런 표시가 없어 위치를 헷갈려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면서 “타지에서 홍성을 방문한 관광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관광을 즐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충남도에서는 태안군, 옥천군, 천안시, 아산시 등 4곳이 버스승강장 관련 조례를 제정해 승강장 설치와 관리에 대한 근거를 규정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전주시도 노선 확대에 따른 승강장 설치 관련 조례를 제정해 무분별한 설치를 막고 효율적으로 승강장을 조성하며 승강장 관련 민원을 크게 감소시켰다.

태안군과 옥천군의 ‘버스승강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는 △승강장 설치 절차 및 기준 △설치 우선순위 △설치 제한 △이설 등에 대한 항목과 ‘군수는 버스승강장의 파손을 발견하거나 주민의 신고가 있을 때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보수해 주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다만, 버스승강장의 청결유지에 관한 사항은 버스승강장이 있는 읍·면장에게 위임한다’ 등 버스승강장 시설 유지·관리 책임자 또한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예산군의 경우 이번 달 12개 읍·면과 합동으로 지역 내 버스승강장 450여 곳을 직접 찾아가 승강장 내 냉방기기 등의 시설물과 외부도색 상태, 대기의자 고정 상태 등을 점검하고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홍성군에도 버스승강장 관련 조례가 제정되고 체계적인 데이터관리가 병행돼 수준 높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조성된다면 군민들은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군이 추진하고 있는 시 전환과, 청년층 인구유출 문제, 관광활성화 등에도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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