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유형을 알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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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범죄 유형을 알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8.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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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지난 2012년부터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으로 재직 중인 류근실 경정.            

1990년 순경으로 부임, 지난 2003년부터 충남경찰청 재직
피싱 범죄로 인한 국민들의 연간 피해액 수천억 원에 달해
가족 사칭, 가장 빈번하지만 범죄패턴은 계속해서 진화 중

 

지난 2012년부터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류근실 경정은 1990년 11월 순경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경찰에 몸담고 있는 수사 베테랑이다. 보령 출신인 류 경정은 학창시절 기차로 통학하며 홍성고등학교(40회)를 졸업할 정도로 성실한 학생이었다. 경찰에 입직한 후에는 대전중부경찰서 수사과, 충남경찰청 수사과에 재직하며 범죄수사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15년 국내에 들어와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투숙하던 사이버금융범죄조직 중국 총책을 현장에서 검거하기도 했다. 류 경정은 당시 해당 범죄조직 일당을 일망타진하고, 국내 총책들에 비해 검거가 까다로운 외국 총책까지 검거한 이 사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류 경정은 “가족 사칭 유형이 가장 빈번하지만, 날이 갈수록 예상하기 어려운 사이버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사이버범죄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패턴화된 범죄의 다양한 유형들을 숙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대표적인 사이버범죄 유형으로 △문자로 돌잔치 링크 등을 보내 수신자가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휴대폰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스미싱’ △자식이 있는 부모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옆에 있는 모르는 사람의 전화를 빌려 연락을 하는 것”이라며 “긴급한 상황이니 보내준 계좌번호로 일정 금액을 송금해달라”는 ‘메신저 피싱’ △‘이라크, 이란 등의 지역에서 복무중인 아시아계 미군’ 등을 사칭해 피해자와 몇 개월 혹은 몇 년에 걸쳐 온라인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복무 중 큰돈을 얻었는데, 한국으로 가져가는 중 세관에 걸려 뇌물로 쓸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속여 현금을 송금 받는 국제 사기 ‘로맨스 스캠’ △무역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무역대금을 치를 계좌가 변경됐다”며 무역상대 회사와 비슷한 이메일 주소를 사용해 대금을 가로채는 ‘이메일 무역사기’ △성별을 가장하고 피해자를 유인해 음란행위를 요구한 뒤 뷰어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를 보내 획득한 피해자의 전화번호부를 보여주며 “당신의 지인들에게 이 영상을 뿌리겠다”고 협박하는 ‘몸캠 피싱’ 등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특히 상대의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담겨 있는 정보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팀뷰어(TeamViewer)’는 원격지원, 원격접속, 온라인 협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사이버범죄자들에 의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류 경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이 요구한 현금을 보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현금을 보내면 이후로도 계속해서 달라고 요청한다. 절대 현금을 주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협박을 받고 조급한 마음에 대출까지 받아 송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해를 더욱 가중 시키는 행동이므로, 휴대전화를 엎어놓든, 꺼놓든, 협박에 굴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허무하게 무역대금을 잃을 수 있는 이메일 무역사기의 경우, “이런 유형의 메일을 받은 무역업 종사자들은 메일의 발송자와 사실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며 철저한 확인을 당부했다.

류 경정이 기차로 고등학교를 통학하던 80년대 중반에는 통학반장이 열차내부를 돌아다니며 통학생들의 학습태도를 점검했다고 한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다르다’라는 명분으로. 

류 경정은 그 시절 통학반장의 눈빛보다 더욱 매섭고 날카로운 눈으로 사이버범죄를 감시하고 있다. 그런 그가 가까운 충남경찰청에 있어 든든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황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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