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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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나무〉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10.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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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28〉

가을이 왔습니다.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가 가고 바람결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 왔습니다. 이제 추석이 지나면 가을은 곱게 물들어 갈 것입니다. ‘사람도 꽃과 같이 다시 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영화에서 윤여정 배우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 가면 오지 않는 인생을 꽃에 비유하여 하는 말이었습니다. 인생은 한번 가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눈물이 났습니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여 살아도 아쉬움은 남게 될 것 같아 공감했던 것입니다.  

남문동 어르신들도 가을을 그렸습니다. 재료는 수성물감과 붓입니다. 처음 사용해 보는 재료인데도 즐거워하셨습니다. 사용하기가 번거롭고 복잡할 것 같아서 미루고 미루었고 흥미를 잃지 않을까 염려하였으나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싸인펜으로 채색할 때보다 자유로움을 느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방안은 금방 가을빛으로 환해졌고 하하 호호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임문자 어르신의 가을 나무는 회색빛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보다 오히려 가을의 우수 같은 게 느껴지는 하늘빛입니다. 흰색을 섞으니 색조가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회색조 하늘 아래서 노랑, 빨강, 주홍으로 물든 나무는 더욱 곱고 사랑스럽습니다. 나무 아래에는 가랑잎이 성글게 떨어져 있습니다. 아직 깊은 가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낙엽이 떨어진 분홍색 바닥을 단풍 향기 맡으며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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