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해지는 어르신들의 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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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해지는 어르신들의 그림이야기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11.29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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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남장1구 마을회관에서 마지막 수업
20년 가까운 세월 뛰어넘는 어르신들의 우정
전만성 작가가 장창주 어르신에게 신문에 실린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읽어주는 모습.
전만성 작가가 장창주 어르신에게 신문에 실린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읽어주는 모습.

지난 19일 홍성읍 남장1구마을회관에서 작은 다과회가 열렸다. 남장1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지난 수개월간 진행한 전만성 미술작가의 미술교실이 마지막 수업을 맞게 된 기념으로 조촐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눈이 침침한 장창주(70) 어르신은 제714호(11월 18일자 10면)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쟁기질’에 실린 본인의 그림을 보고, 그림과 같이 실린 글을 전만성 작가가 낭독해주는 것을 들으며 쑥쓰러워 했다. 해당 신문은 장 어르신에게 기사 스크랩용 선물로 전했다. 

전만성 작가와 어르신들은 이후 마지막 수업에서 그림 이야기와 본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했다.

정문희(71) 남장1구이장은 이번 수업을 통해 그림도 곧잘 그리게 됐지만 시에도 재능을 보여서 그림과 함께 시도 액자에 넣어 보관하기로 했다. 정문희 이장은 몸이 좋지 않아 안오려 했다는 장창주 어르신을 자신의 카리스마로 오게 했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평생 기독교를 믿었다는 천석성(84) 어르신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있어 안정감을 주는 그림이었다. 지금은 남장1구가 아니라 부영아파트에 사신다는 어르신은 이곳에서 항상 시간을 보내신단다.

동네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아버지 역할을 자처해 동네 외국인 모두가 함께 살길 바란다는 김민식(74) 어르신은 꼼꼼한 색칠로 눈길을 끌었다. 정문희 이장은 김민식 어르신과 마음이 참 잘 통한다고 좋아했다.

60세가 넘어서 방송통신대학을 다니셨다는 박정숙(67) 어르신은 3명의 자식이 품안을 떠나고 나서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본인의 이야기를 하셨다.

따뜻한 마을회관 방에서 어르신들은 호흡기에 좋다는 머위차와 몇 가지 과자를 놓은 탁자에 둘러앉아 한동안 각자 그림과 인생을 이야기했다. 박정숙 어르신과 천석성 어르신은 20년 가까이 세월 차이가 났지만 모두가 친구와 같은 모습이라 마음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한편 25일부터 일주일동안 홍성읍행정복지센터에서 ‘남장리 어르신들의 이야기 그림’ 전시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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