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면
상태바
첫 대면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3.04.29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32〉
월산2리노인회관 전경.

월산 2구 어르신들과 첫 대면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며칠 새에 계절은 봄이 되어 있었고 입고 나온 옷이 무겁고 두껍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는 아랫녘에 사는 지인에게서 꽃소식이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노란 산수유가 피어 있었고 소풍 나온 가족들은 향기롭게 웃고 있었습니다.  

월산 2구 마을회관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나와 계셨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많이들 모이셨다고, 실제로 활동을 할 때는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겨울에도 쉬지 않고 마을회관에 모여 체조하기와 같은 활동을 했다고도 하셨습니다. 

한 어르신은 핸드폰을 꺼내 당신이 손수 하셨다는 묵화와 붓글씨를 보여주시는데 필력이 좋은 것은 물론 사진까지 잘 찍어 놀라웠습니다. 85세에도 배우고 활동하시는 열의에 문득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배움은 욕심이 아니라 삶의 동력이었습니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삶도 멈추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도 TV가 말썽이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보여드리려고 준비해 간 사진을 TV에 연결해서 보여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참에 차근차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잘 쓰면 참 편리한 기계를 몰라서 쓰지 못하면 그런 애물이 없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큰 곤란을 느끼는 것은 생활기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