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서, 규모 2.6 지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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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서, 규모 2.6 지진 발생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1.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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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11시 53분경 예산읍 산성리에서 지진 발생
지난달 25일 공주서 올해 5번째 큰 규모 3.4 지진 발생 이어
1978년 규모 5.0 홍성지진, “충남지역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기상청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53분 35초쯤 충남 예산군 북서쪽 2㎞ 지역(예산읍 산성리)에서 규모 2.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발생 위치는 북위36.69, 동경126.83이며 발생 깊이는 8㎞다. 이날 지진으로 인해 지진 규모와는 별개로 충남지역은 등급 Ⅳ(4)의 진도를 느꼈던 것으로 측정됐다. 지진이 어느 정도 힘으로 발생했는지 절대적인 에너지 크기를 측정한 게 ‘지진 규모’인 반면, 진도는 지진으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 일어나는 흔들림이나 충격 등을 기록하는 상대적인 수치다. 

이번에 예산에서 측정된 진도 등급 Ⅳ(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의 강도다. 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느끼는 정도다. 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고,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인근 지역은 지진동을 느낄 수 있으며,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소방본부에는 “지진 진동을 느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여러 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이아무개(66·홍성읍 오관리) 주민은 “1978년 고등학교 시절인 토요일 오후 6시경에 홍성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슈퍼에 진열된 물건이 떨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는데, 이번에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지진이구나를 실감했다”고 전하며 “충남도나 군에서도 이번 지진에 대해 조용한데 지형적으로 홍성과 예산 덕산에서 온천수가 나오고 용봉산이 바위산이란 사실만 봐도 홍성이나 내포, 예산을 비롯해 특히 서해안 충남서북부지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성 홍북읍에 사는 김아무개(65·석택리) 주민도 “2층에서 점심준비를 하는데 창문이 흔들리고 방바닥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며 “잠시 순간적으로 느꼈지만 지진의 위력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아무개(66·예산군 삽교읍) 주민도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으나 어디서 공사를 하면서 흔들리는 진동쯤으로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진을 모르는 것 같은데, 나중에 예산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리를 듣고 지진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충남도청내포신도시 등에 신축건물이 많이 들어서는데 반드시 내진설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까지 올해 우리나라에 규모 2.0 이상 지진은 모두 97차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전날인 24일에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55km 해역에서 규모 2.7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충남 공주에서 올해 5번째로 큰 규모인 3.4의 지진이 발생해 소방 당국에 250여 건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난 10일 00시 20분, 진도 3.1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남서쪽 111km 해역에서 △올 3월 7일 15시 13분, 진도2.1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북북동쪽 21km 해역에서 발생했으며, 지난해(2022년)에는 △11월 5일 13시 21분, 진도 2.5의 지진이 서산시 북북서쪽 22km 해역 △10월 1일 04시 37분, 진도 2.7의 지진이 천안시 서북구 북북서쪽 7km 지역 △9월 23일 07시 40분, 진도 2.3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남서쪽 134km 해역 △7월 21일 18시 38분, 진도 2.3의 지진이 태안군 북서쪽 7km 지역 △7월 20일 16시 19분, 진도 2.0의 지진이 부여군 서북서쪽 4km 지역 △3월 5일 22시 16분, 진도 2.4의 지진이 공주시 남쪽 6km 지역에서 발생했다. 

2021년에는 △9월 17일 05시 30분, 진도 2.2의 지진이 태안군 서남서쪽 16km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같은 해 △8월 29일 18시 47분, 진도 2.6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북서쪽 62km 해역에서 △5월 26일 06시 13분, 진도 2.2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남서쪽 124km 해역에서 △1월 14일 08시 17분, 진도 2.1의 지진이 태안군 서격렬비도 북북서쪽 30km 해역에서 각각 발생했다. 

2020년 4월 28일 12시 06분, 진도 2.4의 지진이 금산군 북서쪽 8km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2019년 12월 15일 14시 15분, 진도 2의 지진이 서산시 북북서쪽 46km 해역에서 발생하는 등 충남지역에서 발생하는 규모 2.0 이상 지진의 빈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남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진은 1978년 10월 7일 오후 6시 19분 52초에 홍성군 홍성읍에서 일어난 규모 5.0의 홍성지진(洪城地震)이다.<사진> 당시 홍성지진은 특히 진앙지였던 홍성읍 일원이 진도 V(5)에 해당하는 피해가 발생했을 만큼 심각했다. 이는 일반적인 규모 5.0의 지진 피해보다 컸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로는 홍성지진의 진원 깊이가 10km 이내로 얕았고, 한반도에서 가까운 일본의 지진 관측소에서는 뚜렷하게 기록되지 않았을 만큼 지진파의 에너지가 진앙 부근으로 매우 집중됐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후 1978년 10월 10일, 11월 24일, 1979년 1월 1일, 2월 8일(2차례), 2월 24일, 3월 12일 등 총 7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는데, 모두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 지진이었다.

홍성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홍성군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의 지역에 심한 피해가 집중됐다. 지진 발생 당시에 ‘쾅’하는 굉음과 함께 홍성읍 내에 진동이 느껴졌다는 제보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지진 결과 부상 2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18동의 건물이 파손되고 1100여 동 이상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홍성군청 등 12개 공공기관의 유리창 500여 장이 파손됐다. 또 문화재로 지정된 사적 231호인 홍주성곽 90여m가 무너지고, 가재도구와 담장 등 부속 구조물 파손이 670여 건이 신고되기도 했다. 

또한 일시적인 정전과 전화 불통 현상이 있었고, 지면에는 폭 1~3cm, 길이 5~10m 정도의 균열도 발견됐다. 당시 언론에서는 총 피해액을 5억 원대, 가옥피해 2800채, 복구 소요비용으로는 4억 원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는 2명이 전부였으나 이 지진은 홍성군에서 내진설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홍성지진으로 서울에 있던 지진계가 파손돼 일시적으로 우리나라에는 광주의 지진계 단 하나만 가지고 있었으며, 홍성지진으로 국내 지진계 확충 필요성이 늘어나 한국의 지진 연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1978년 홍성지진 이후부터 기상청에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을 관측한 결과 지난 40년간 피해를 줄 수 있는 최소 규모의 지진인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지금까지 8회가 있었다. 그중에서 큰 피해를 준 지진은 △지리산 쌍계산지진(1936) △홍성지진(1978) △영월지진(1996) △오대산지진(2007) 등이 있었다. 

이중 영월지진의 경우는 규모가 4.5였음에도 제주도를 비롯한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지진파를 느꼈던 반면 홍성지진은 5.0에도 광역적인 지진파를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으로는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2km 지점에서 규모 5.8의 1978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강력했던 ‘경주지진’이 발생했고, △2017년 11월 15일에는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했다. 

11월 15일 오후 8시에 이날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인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2시간 앞두고 정부가 사상 초유의 ‘수능 긴급 연기’를 발표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시험이 예정된 일부 학교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안전상 우려가 나오자 내려진 조치였다. 

당시 오후 2시 29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는 기상청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역대 최강 지진은 2016년 경주지진이지만,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약 7㎞로 얕은 깊이에서 발생한 터라 피해가 더 컸다.

기상청이 지난해 발생한 국내 지진 분석자료(규모 2.0 이상 지진의 △목록 △분석 결과 △진도 분포도 △지진파형 △관측소 정보 등을 포함)를 담은 ‘2022 지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7회로 전년(70회)에 비해 10% 증가했다. 연평균 70.6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대다수가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총 8회로 전년(5회)보다는 많지만, 연평균보다 적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발생한 최대규모 지진은 10월 29일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측 이래 38번째로 큰 규모로, 2017년 포항지진 이후 내륙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이다. 

괴산지진은 본진이 발생하기 16초 전 규모 3.5의 전진이 일어난 이례적 사례로, 지진동이 충북과 경북뿐 아니라 강원·경기·대전까지 전달됐다. 당시 전진 3회(최대규모 3.5)와 여진 28회(최대규모 2.9)가 20여 일 동안 이어졌으며, 82% 넘는 대부분의 여진은 본진 발생 후 4일 이내 발생했다.

괴산지진 당시 지진재난문자는 관측 후 13초 만에 충북·경북·대전지역 등에 속보로 전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진속보 시간은 20~40초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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