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봉사 가득한 삶 속에서 큰 보람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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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봉사 가득한 삶 속에서 큰 보람을 얻다”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4.08.24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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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루나 최헌숙 관장
최헌숙 관장.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년 시절을 보낸 최헌숙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외할머니와 친정어머니의 모습을 본받아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다. 

1980년 당시 전도유망한 내과전문의였던 홍성 김내과 김용신 원장을 만나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그와 함께 홍성으로 내려와 가정을 꾸려 슬하에 2남 1녀를 모두 이곳에서 낳았다. 홍성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44년 동안 아름답고 정열적인 삶을 살아왔다. 

육남매 가정의 맏며느리로서 가족 간의 각별한 우애를 중요시하는 가풍을 따라 시어머니가 향년 9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에서 모시며 명절 때마다 많은 음식을 직접 준비해 30명에 달하는 대가족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가 맡은 가장 중요한 책무였고, 이를 커다란 즐거움으로 여겼다.

최 작가는 오랜 세월 다양한 예술 분야를 섭렵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홍성에 자리잡은 직후인 1981년, 꽃꽂이 강사 자격을 취득해 매주 교회에서의 꽃꽂이 봉사와 강연활동을 시작해 최근까지도 이어왔다. 

당시엔 비교적 생소한 악기였던 크로마하프를 홍성에 전파해 글로리아 크로마하프 합주단을 창단해 강연과 공연활동을 병행했다. 그는 또한 서예도 공부했는데, 서예가 늘빛 심응섭 작가와 장강 변수길 작가에게 사사받고 다수의 전시회에 참여할 정도로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지난 1991년 발표회를 마친 크로마하프 합주단.
지난 1991년 발표회를 마친 크로마하프 합주단.

최 작가는 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한 음악가로서, 교회 성가대 지휘를 계속해 오다 2002년 창단한 홍성군립합창단의 초대 지휘자를 맡게 되며 음악적 커리어의 정점에 오른다. 그가 합창단의 창립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엄청난 열정을 쏟아 이끈 결과, 창단 바로 이듬해에 충청남도 합창경연대회에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지휘자를 사임하게 되는 2006년까지 동 대회 4회 연속 ‘대상’과 대통령배전국합창대회 ‘금상’ 수상 등의 눈부신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 후 그가 새로운 열정을 쏟기 위해 찾은 분야가 바로 전통 천연염색과 가죽공예이다. 그는 전국으로 훌륭한 스승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타고난 재능과 노력을 모두 쏟아, 새로운 분야에 투신한 지 불과 십여 년 만에 대한전통가죽천연염색명장의 취득과 함께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전통미술 여성작가회 회장, 개인전 6회, 그룹전 150회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정도 경력의 예술가로서는 다소 특이해 보일 수 있지만, 삶의 금과옥조를 신앙과 봉사로 여겼던 그의 이력에서 빼놓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범죄피해자지원활동이다. 2007년 홍성지방검찰청 부속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들어가 상담분과 위원장을 맡게 된 그는 심리상담과 미술치료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결국 이사장직에 올라 7년여간 이사장을 역임하며 홍성범피센터의 활동이 전국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인정받을 정도로 센터를 훌륭하게 이끌었다. 그 후로도 고문을 맡아 17여 년간 지역사회의 범죄피해자들을 위해 봉사해오고 있다.
 

갤러리 루나는 최헌숙 작가의 막내 손주 루나의 이름을 따와 붙인 것이다.
갤러리 루나는 최헌숙 작가의 막내 손주 루나의 이름을 따와 붙인 것이다.

최 작가는 40년 이상 예술인으로서 활동한 경험과 느낀 점을 바탕으로 최근 그의 작업실인  예빛 공방 1층에 작은 전시를 위한 전용 갤러리인 ‘갤러리 루나’를 오픈했다. 그가 끔찍히 아끼는 여섯 명의 손자 손녀를 대표해, 미국에서 에어라인 파일럿으로 근무하는 큰아들의 막내딸이자 최 작가의 막내 손주인 루나의 이름을 따서 짓게 됐다고 한다. 

최 작가는 지난 7월 12일 그의 수많은 지역 예술인 동료들과 인사들을 초대해 ‘갤러리 루나 개관 기념전’ 개막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현재는 갤러리에 그녀의 작품만을 전시하고 있지만, 전시 기회가 부족한 지역 예술가들과 작품 감상 기회가 부족한 지역민들을 위해 작지만 알찬 전시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 그의 갤러리 설립 목적이다. 

최 작가는 “갤러리 루나를 통해 홍성의 예술적 다양성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제는 작가이자 갤러리 관장이 된 최헌숙 관장의 삶은 그의 말대로 신앙과 봉사, 그리고 미술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의 그의 놀라운 행보를 보는 것도 즐겁지만, 앞으로 어떤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고 제2의 고향인 홍성에서 향후 어떠한 발전을 이뤄내 갈지 더욱 기대를 가지게 된다.

지난 7월 개최된 갤러리 루나 개관식 기념 단체사진.
지난 7월 개최된 갤러리 루나 개관식 기념 단체사진.
2남 1녀의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
2남 1녀의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
쌀 됫박 쪽빛 염색 모습.
쌀 됫박 쪽빛 염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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