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마저 장애 가진 것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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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마저 장애 가진 것 아니에요"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5.0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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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김광호·이미나 씨
장애인부부 합동결혼식 올려

▲ 김광호·이미나 씨는 지난 7일 공주백제체육관에서 장애인 부부 합동 결혼식을 통해 백년가약을 맺었다.

홍성의 김광호·이미나 씨 부부는 지난 7일 오전 11시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3800여 하객의 축하 속에 다른 장애인부부 17쌍과 함께 화촉을 밝히고 백년해로를 기약했다. 이들 부부는 이번에 합동결혼식을 올린 장애인부부 가운데 유일하게 실제로 이날 결혼하는 신혼부부다.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이들은 역경을 따뜻한 사랑으로 극복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신랑 김광호(31·지적3급) 씨는 새하얀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신부 이미나(24·지적3급) 씨를 바라보며 "어린나이에 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훈련을 하며 같은 처지의 아내를 만났다"고 회상한 후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을 미루었는데 이제 떳떳이 결혼식을 올리게 된 만큼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전했다. 광호 씨와 미나 씨는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오래 됐지만 지난해 홍성군장애인복지관 빨래방에서 하루종일 함께 일을 하면서 사랑을 키워왔다. 이후 올해 초 광호 씨가 충남도청 1층 구두방에 정식으로 취업하면서 결혼이라는 예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실 프로포즈를 하고 적극적으로 사귀자고 고백한 쪽은 나이 어린 신부 미나 씨였다. 평소 부끄럼 많고 말수 적은 광호 씨는 쑥쓰러운 미소만 내비쳤고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대화를 이끈 것도 미나 씨였다. 미나 씨는 "안 싸우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양가 부모 모두 중증지적장애를 갖고 있기에 장애인복지관과 지체장애인협회 측에서는 양가 어른들을 대신해 신접살림을 모두 장만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의 후원으로 결혼식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 광호 씨와 미나 씨가 걸어갈 길은 순탄치 않겠지만 장애인부부라는 편견을 버리고 더 큰 개념의 가족으로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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