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쉼터 같은 책방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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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쉼터 같은 책방 만들 것"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3.07.1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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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교육서점 권태범 씨


광천지역 유일한 서점
지역신문 등 공급 앞장

광천 오거리에 위치한 홍주교육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천장까지 맞닿은 책장에 책들이 빼곡하다. 따뜻한 목소리로 "어서오세요!"라고 외치며 웃음 짓는 권태범(45) 씨의 트레이드 마크는 미소다. 그는 20년 동안 서점 일을 하다가 광천의 유일한 서점을 인수받아 지난해부터 '홍주교육'이라는 상호로 운영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광천에 서점이 저희 가게 하나뿐이네요. 서점에서 일하다보니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서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홍성시내보다 책이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광천의 유일한 책방이라는 타이틀과 책 읽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과 함께 살고 있어요."

홍주교육에서는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찾는 이들이 별로 없지만 간혹 고전을 찾는 이들이 있어 빛바랜 중고서적을 판매하고 있다. 책장에는 맞춤법도 다르고 오래된 옛날 글씨체들이 인쇄된 책들이 곳곳에 꽂혀있었다. 책값은 고작 한권에 1000~2000원 하는 책들이다. "시·소설류를 찾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책을 보거나 쉼을 위해 오시는 분들이 계신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책을 사지 않아도 들어와 있어도 된다고 해도 미안해서 인지 들어오지 않거든요." 예전에는 역사와 시사를 좋아해 한 달에 10권씩 읽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어선지 이젠 책제목만 봐도 공부가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권 씨는 지난해 필리핀여성인 아내 마일라(24) 씨를 만나 갈산 창고에서 이 일을 시작하다가 광천 희망서림 인수를 제안 받고 옮겨 자리 잡았다. 결혼 후 호랑이와 함께 걷는 태몽을 꾼 뒤 건강한 아이도 얻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곧 광천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라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출근하는 수고를 덜 것 같다며 그동안 고생한 아내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내가 한국말을 잘 몰라서 오는 손님들도 그냥 돌아 간적도 있고 아내도 당혹해 한 적이 많아요. 다문화가족들이 늘 겪는 일들이 우리 가족도 비껴가진 않더군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하는 행동을 볼 때 씁쓸하기도 합니다." 주변 이웃들도 언제나 서점 앞 정거장을 청소하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권 씨를 칭찬한다. 아내에게도 잘하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친절을 베풀어 천성이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권 씨는 홍동에서 출판되는 친환경출판물과 지역신문 등을 지역민들에게 공급하며 다양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도록 만드는 게 포부다. 작게는 아내와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욕심 내지 않고 광천주민들의 쉼터가 되는 책방으로 오래 남고 싶단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권 씨에게 좋은 일만 생기는 이유는 분명 주위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푸는 착한 성품 탓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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