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도 지방선거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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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도 지방선거를 준비하자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3.12.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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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나라 때 여상은 뛰어난 능력과 높은 학식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때가 아님을 알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시기를 기다리면서 바늘 없는 낚시를 강에 드리운 채 세월을 보냈다. 낚시로 세월을 보내는 남편 덕에 아내 마(馬)씨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같이 동분서주해야 했다. 아내는 마침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무능한 남편을 버리고 친정으로 가버렸고 여상은 강가에서 늙어 갔다.
어느날 강가를 지나던 주나라 문왕이 여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의 지혜로움에 탄복해 궁으로 불러 스승으로 삼았다. 그가 바로 강태공이다. 훗날 강태공은 제나라의 제후가 되었다. 제후가 되었을 때 친정으로 가버렸던 마씨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은 엎드려 용서를 빌고 다시 받아줄 것을 간청했다. 그 때 강태공은 바가지에 담긴 물을 바닥에 버리고 다시 주워 담으면 받아주겠다고 했다. 마씨 부인은 바닥에 버려진 물을 주워 담으려 애썼지만 진흙만 손에 잡힐 뿐이었다. 강태공은 부인에게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우리의 인연도 그와 같다"라는 말을 남기고 유유히 자리를 떴다. '저지른 일은 다시 돌릴 수 없다'는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의 유래다.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대표를 뽑아 그들에게 결정권을 위임하는 최고의 정책결정 수단이다. 주권자들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 번의 선택에 지역발전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권자들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정한 판단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권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진정한 우리의 대표자를 뽑아야 한다. 인기에 영합해 부표처럼 떠도는 사람이 아닌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기에 출마자들의 면면을 꼼꼼히 챙겨보고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이른 새벽부터 여행을 떠나는 주민들을 배웅하려 쫓아다니기 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고뇌를 하는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고 주민들과 악수를 청하는 사람보다는 그 시간에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 선택돼야 한다. 특정 정당에 매몰돼 표를 던지는 '묻지마 식 투표'보다는 철저한 검증을 통한 인물 중심의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선택만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올바른 길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선거 행태를 볼 때 우려스러움이 앞선다. 정책보다는 인기를 선택하거나 인물보다는 특정정당에 몰표를 던지는 모습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지역발전을 후퇴시키거나 지역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례도 여러번 목격했다. 자신들이 뽑아놓고 뒤늦게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등의 후회를 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아왔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은 지역의 밝은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나 다름아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유권자들이 내린 한 번의 선택에 지역의 흥망과 미래가 달려 있다. 자칫 사리사욕을 쫓거나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허무맹랑한 약속을 남발하는 인물이 선택된다면 지역발전은 수십년 뒤로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 구태의연하거나 권위주의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 인물들은 오히려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이제 유권자들도 서서히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누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 나갈 수 있는 살림꾼으로서 적임자인지, 누가 진실하고 깨끗한 지역 일꾼이 될 수 있는 지 세심하게 뜯어보고 챙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권자들의 철저한 준비는 소신있는 선택을 하는 지름길이 된다.
6개월 후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충남도청 소재지라는 위상을 드높이고 충남의 중심으로 우뚝 솟기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선거가 인물과 정책 중심의 올바른 선택의 장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음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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