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하랴 맛집 찾으랴 바쁜 ‘한의사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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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랴 맛집 찾으랴 바쁜 ‘한의사 블로거’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4.1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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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맛집 블로그 운영 유희승 한의사

2013년 5월 부터 소개 현재 100여곳 이르러
블로그 보고 찾아간다는 이야기 들을때 보람 느껴
무엇보다 지역 상인들에 매출 도움준 것 같아 뿌듯

유희승 원장은 홍성5일장 입구에 위치한 본인의 이름을 딴 한의원에 오전 7시 30분 출근 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장날이면 유난히 어르신 환자로 북적이고 평일이라 하더라도 단골 환자들이 있어 한의원에서의 하루는 쏜살 같이 지나간다.
본인의 체형에 딱 맞춘 맞춤형 흰색 가운을 입고 환자들을 진료하는 유 원장은 영락없는 한의사지만 유 원장의 지인들 사이에서 유 원장은 홍성읍 제일가는 ‘패셔니스타’이자 우리 지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기 맛집 블로거로 유명하다.
특히 유희승 원장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한 블로그는 1일 최대 15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누리꾼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한의원 소개, 명화, 스포츠 등 다양한 카테고리 속에서 유독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바로 ‘홍성맛집’ 코너. 홍성군에 위치한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는데 100여곳에 이른다. 한의원을 개원하고 정확히 1년 만인 2013년 5월에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하니 그동안 부지런히 숨어있는 맛집들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했음을 짐작케 한다.
유 원장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맛집을 소개하기 시작한데는 보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미식가적 취향도 있었지만 또 한 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홍성지역에 개인 의원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이 한군데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 한의원만이라도 홈페이지를 좀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이곳저곳 대행업체를 통해 알아보니 딱 제 취향에 맞게끔 해주는 곳을 못 찾겠더라고요. 이참에 한의원 블로그를 개설해서 제 취향대로 운영해보자 해서 만들게 됐던 것이 시작이에요. 딱딱한 의학상식 위주보다는 뭔가 재미있고 독특한 아이템을 도입해 보고 싶었는데 제 취향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 맛집이었죠.”
블로그를 개설한 이후 유 원장은 점심,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지인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홍성의 맛집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예전부터 유명한 음식점들은 물론이고 새로 개업하는 곳이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 등을 찾아다니며 고급정보를 올리기 위해 부단한 발품을 팔았다고.
최근에는 블로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유 원장의 포스트(블로그에 올라가는 글)를 보고 맛집을 찾는 이들도 늘어 여느 때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지역의 대학생들이 제가 올린 글을 보고 그동안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통시장의 숨은 맛집을 찾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죠. 사장님들도 매출이 올라가니 고맙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는데 쑥스럽기도 하지만 소상인들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호의적인 댓글이나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맛이 없는데 어떻게 맛집으로 소개할 수 있냐’는 댓글부터 ‘돈을 받고 맛집을 소개한다’는 유언비어 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맛집’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다만 홍성의 다채로운 음식점과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소개한다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해요. 그중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곳들은 제가 특별히 선호하는 곳이고요.”
사실 서울 출신인 유 원장이 홍성에 한의원을 개원한 것은 지난 2012년 5월 경으로 그의 홍성살이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하지만 2009년부터 4년 동안 홍성군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복무했던 인연과 한의원을 운영하고 맛집을 찾아다면서 홍성을 차근차근 알아나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이따금 속상한 일이 생기지만 익명의 누리꾼들이 찾는 블로그의 특성상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유 원장은 강조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사회가 다 같이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에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창업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도 큽니다. 지역의 음식점들을 외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소소하지만 입소문도 나고 매출이 는다면 결국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 아니겠어요?”
오늘도 새로운 맛집을 찾아 홍성을 누비는 유 원장. 그의 블로그를 찾는 열혈 팬들이 있는 한 그의 발품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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