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구제역백신 환불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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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구제역백신 환불해달라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06.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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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10만여 두 이상 분량 보유 농가 애물단지

홍성에서 구제역이 지난달 28일 발생한 이후 3주간 추가 발생이 없어 진정단계로 접어들었지만 지역의 양돈농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구형백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역당국이 지난 2월 면역학적 상관성이 높은 신형 구제역백신을 긴급 수입하고 보급하면서 기존 양돈농가들에 공급한 구형 구제역백신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지역의 양돈농과 관련단체 등에서는 기존의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된 만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양돈농가에서 구입한 구형백신을 모두 회수하거나 환불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백신주와 바이러스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이른바 ‘R1’값은 방어력이 완벽할 때는 ‘1’로 나타나고 ‘0.3’ 이상일 경우 방어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분리된 구제역 진천바이러스와 관련해 구형 구제역백신은 R1값이 0.1에서 0.3 정도로 낮은 반면 신형 구제역백신은 0.42에서 0.73으로 이전 백신보다 바이러스 방어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돈협회군지부 손세희 지부장은 “정부 시책에 따라 비싼 돈을 들여가며 백신을 접종했지만 알고 보니 효과가 별로 없는 백신이었다”며 “구형 백신은 효과가 없어 쓰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정부에서 환불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한돈협회군지부에 따르면 관내 양돈농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구형 구제역 백신은 10만 여 두 분량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육규모 1000마리 미만 농가는 무상으로 백신이 제공됐으며 100마리 이상 농가는 구입비의 50%를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하는데 1000마리 이상 농가가 부담하는 백신 구입비는 한 마리당 1000원 수준이다. 10만여 두 분량이면 1억여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군은 백신과 관련된 사항은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어 군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축산과 관계자는 “정부에서 기존 백신을 쓰지 말라고 발표한 것도 없고 구형 백신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못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에서는 신형 백신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불이나 교환 등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역총괄과 정승교 전문관은 “신형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불해달라는 말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며 “R값이 떨어지더라도 백신을 놓는 것과 놓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형 백신이 공급되기 전까지는 기존 백신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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