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옛 모습 떠오르는 우리 동네 ‘전통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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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옛 모습 떠오르는 우리 동네 ‘전통찻집’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7.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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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장미네 전통찻집 한정례 대표

과거에는 어느 동네를 가던 길목 어귀마다 흔하디흔한 것이 ‘다방’이나 ‘소주방’이었다. 새로운 만남이나 익숙한 만남이 이뤄지고, 차 한 잔 또는 술 한 잔을 걸치며 담소를 나누던 그곳들은 점점 갈 곳을 잃고 골목과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차를 마시는 곳은 ‘카페’, 술을 마시는 곳은 ‘바’나 ‘펍’이 더 익숙한 시대가 찾아왔다. 하지만 광천의 허름한 골목길을 걷다보면 익숙하고도 정겨운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장미네 전통찻집.’ 한정례(62) 대표는 예전부터 다방이나 음식점 등을 해 오다가 5년 전부터 광천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해오고 있다.

장미네 전통찻집을 운영하는 한정례 대표.

과거에는 차나 술을 판매하는 일명 ‘인삼 찻집’이나 ‘소주방’ 등이 많았는데 한 대표 역시 그런 가게를 운영했었다. 그러다 ‘장미네 국수’라는 국수집을 열게 됐는데, 손님들이 찾는 음식이 많아 정식으로 식당을 열고 운영했다. 한참동안 식당을 운영하던 한 대표는 힘에 부쳐 지금은 간단한 차와 안주류 등을 판매하는 장미네 전통찻집을 광천에 열게 됐다. 현재 한 대표의 전통찻집에서는 차와 주류, 그리고 비빔국수, 잔치국수, 닭발, 돼지껍데기, 빈대떡 등의 술안주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예산이 고향인 한 대표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올라갔다가 서울에서 시집을 가게 됐고, 이후 평택에서 장사를 하다가 합덕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금은 광천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다. “사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특히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여러 지역에서 살다보니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서 고생도 많이 했죠. 그렇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도 열심히 살다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네요.” “최근에는 메르스 때문에 한동안 손님도 뜸했다”는 한 대표는 “그래도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 손님들이 있어 소일거리처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네 찻집 대표메뉴는 닭발과 돼지껍데기다. 닭발은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푹 삶아 매운 양념에 볶아내는데 술안주로 별미라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찾아주는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비싸게 팔지 않고 무조건 모든 메뉴를 만 원 안팎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의 찻집은 광천에서 유일하게 ‘한산소곡주’를 판매하고 있다. 마실 때는 취하는 줄 모르다가 어느새 취하고 나면 일어나지도 못한다 해서 일명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불리는 한산소곡주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필요한 이들이나, 친구들과 전통주를 함께 마시려는 광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구입하고 있다. 슬하에 1남 3녀를 둔 한 대표는 “딸들은 모두 시집을 가서 서울에 살고 있다”며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아들만 함께 광천에서 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둘째 딸이 제일 자주 연락을 해요. 하루에도 몇 번 전화를 해서 ‘뭐 하시냐’, ‘식사는 하셨냐’ 안부를 묻곤 하죠. 지금은 외손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타 지역에서 와서 살다보니 텃세가 심하진 않은지 묻는 질문에 한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광천이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광천에서 계속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술을 팔다보니 취기가 오르면 시비를 걸만도 한데, 제가 카리스마가 있어서인지 그런 손님들은 없더라고요.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한 한 전통찻집을 계속해서 열심히 운영해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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