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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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권리입니다”
  • 장윤수·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2.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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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이은희 대표

 

▲ 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이은희 대표.


“최근에는 미술이나 음악 등을 치료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저는 치료보다는 장애인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예술활동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이하 장창연) 대표이자 캘리그라퍼로 활동 중인 이은희 대표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3월 자조모임을 결성하고 지난해 9월에 장창연 사업자등록을 마치는 등 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 및 참여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현재 장창연은 장원석 국장, 이정배 사무간사를 포함해 117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회원들로 구성돼있다. 장창연은 연극이나 노래, 악기 연주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뮤지컬 공연이나 다큐 영화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한 장애인식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장창연 활동이나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진다”면서 “어려우면서도 그만큼 행복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장창연은 장애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예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화예술 인프라 접근성에 제약을 받는 대상에게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문화충족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설립됐다. 또한 문화예술 공연을 통한 소외계층의 예술적 소양과 자존감을 높여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홍성은 다른 지역보다 장애인 체육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장애인들이 체육만을 좋아하거나 원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문화예술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동등한 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들에게도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이 쉽게 허용되고 다양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꽃다지 합창단을 비롯해 캘리그라피 교육 및 전시, 장애인 대상 수채화 교육, 장애인 공예품 판매전시 이웃돕기 아트바자회, 바리스타교육 등 장애인들의 문화적 체험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마땅한 창작 공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만 해도 장애인 문화예술을 위한 지원이 큰데,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는 그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예술가의 82.2%가 발표기회를 갖지 못했고, 96.5%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수입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협력”이라면서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원과 정부의 조례 마련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맞물릴 때 비로소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에서 문화예술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 먼저 그 중요성과 당위성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비장애인들도 함께하는 문화예술 활동이 돼야겠죠. 저희끼리만 한다면 여전히 저희들의 활동은 ‘그들만의 리그’로 남게 될 테니까요.”

현재 장창연에서는 관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개선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으며, 뮤지컬에 출연하는 연기자들도 장애인 배우들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바람과 포부를 덧붙였다.
“장애인 캘리그라퍼나 문화예술인들을 많이 키워내고 싶은데 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공간도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후원해 장애인들도 동등한 인간으로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향유하며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길 바랍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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