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 백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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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백성의 힘
  • 이성철<나사렛대 교수·칼럼위원>
  • 승인 2016.11.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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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 1.작은 변수가 큰 변수로 확대될 수 있음. 2.어떤 일이 시작될 때 있었던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 3.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이 결국은 나중의 커다란 결과를 만들 때 쓰기도 함.

옛날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것이 있다. 어떤 일이든 감추려고 한다든지, 아니면 정상적이지 못하거나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는 어떻게든 그 기미가 드러나게 돼 있다는 것. 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말도 있다. 잘못한 일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게 돼 있다는 것. 그동안 우리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족 간에, 이웃 간에, 혹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수도 없이 많은 ‘아니 땐 굴뚝의 연기’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를 봐왔다. 그런데 그러한 일들은 반드시 무언가를 보이거나 남기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반드시라고 할 만큼 그에 상응하는 벌이든 무엇이든 있어왔다. 그것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이며 섭리(攝理)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한 번 세상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엔 그 파장이 좀 크다는 생각이다. 어떤 도박사이트의 수사에서 시작해 최아무개까지 연결되는 너무나도 커다란, 그리고 정말 백성의 한 사람으로써 슬프기마저 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그런 문제다. 그러나 바로 어제(10월29일) 서울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촛불시위에서 ‘아직은 그래도 우리나라가 희망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농민 시위에서 있었던 백남기씨의 ‘물대포사망’ 사건으로 인해 어제 시위도 걱정이 앞섰다. 그동안 어떤 연유로든 ?정부의 언론통제가 됐든, 아니면 언론사의 살아남기였든? 시위는 그 자체가 불순한 세력의 집단이요, 더더욱 그러한 시위에 가담하면 절대 안 되는 것처럼 시위 그 자체를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기 바빴었다. 시위의 진정한 의미나 이유는 고사하고 시위로 인해 보여지는 부정적인 모습만 그려보라 헤도 정말 어려울 터인데... 어제의 거국적인 촛불시위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그에 상응하는 경찰들의 행동이었다. 어떤 시위현장 담당 경찰은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들의 생각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서로서로 충돌을 자제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하시겠다면 저희들도 무조건적인 진압은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방송하며, 정말이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평화시위가 펼쳐졌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막아야 하는 경찰들도 있다. 게다가 거의 언제라고 해도 무방하리만큼 시위는 소위 말하는 ‘불순세력’의 개입이 있다고 매도되곤 했다. 그렇지만 어제의 시위는 하는 쪽이나 막아야하는 쪽 모두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것처럼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모습이었으면 한다. 시위자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될 것이고, 그 시위를 막아야 하는 경찰들은 무조건적인 진압이 아니라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서로 이해하고 진정으로 성숙된 시민의식과 공무집행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백성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면 온전하게 백성들만을 위하는 일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중립적인 자세는 취해야 하는 것이 공무집행의 자세가 아닐까. 공무원은 결코 권력의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피부로 느끼기에는 많은 경우에 권력집단처럼 보여진 경우가 많았음도 사실일 것이다. 공무원은 결코 권력이 아니다. 어제의 어떤 경찰관처럼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봉사의 자리일 뿐임을 명심하자.

어제의 촛불시위는 그동안 있었던 많은 모습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진정으로 성숙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에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백성들의 성숙되고 진정한 힘을 봤다. 언젠가 말했듯, ‘백성의 소리는 하늘의 소리’임을 가슴깊이 명심하고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어제의 시위를 시작으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나라가 돼주기를 기대해 본다. 가슴깊이 명심하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백성들의 생각과 마음이라는 것을…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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