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촛불,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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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촛불, 그리고…
  • 이성철<나사렛대 교수·칼럼위원>
  • 승인 2016.12.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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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 며칠 전 2017학년도 대입수능이 끝났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무려 12년간의 기간을 오로지 대입을 위한 수능 준비에 모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많은 문제집을 풀어가며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한 문제집들은 대부분 ‘핵심공략’, ‘핵심문제집’ 등의 이름을 붙여 놓기도 한다. 즉, 어떤 과목이든 그 중요 요점이 되는 핵심부분이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교육열만큼은 세계 어느 곳에 내어 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수능을 치룬 학생들과 그 부모들은 기운이 빠지겠지. 순실이가 아니고 정유라 아니어서. 그래도 죽어라 핵심문제를 풀어가며 공부한 학생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나라가 시끄럽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도 솔직히 망신스러워서 꺼려지기도 한다. 더욱이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국민들이 걱정되기까지 한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한 사람의 장난에 온 국민이 ‘함성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게다가 언론들은 한 술 더 떠서 여러 가지로 소위 ‘국정농단’ 사건을 열띠게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 과연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으며, 모든 백성들에게 핵심적인 사항만을 전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지엽적인 문제들을 지나치게 과장해 보도함으로써 백성들로 하여금 사사로운 문제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95%와 5%라고 하니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도 들어줘야겠지만, 어쨌든 민주주의 원칙에 적용해 본다하더라도 분명히 95%가 많은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 더욱이 95%에게 핵심을 정확하게 알게 해야 되는 것 아닐까. 

약은 잘못 구입할 수도 있고 또한 남에게 말 못할 병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그러한 지엽적이며 사소한 것에 매달리지 말자. 핵심을 짚어야 한다. 핵심은 어떤 한 인간이 대통령과 함께 아주 많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 그리고 그 일과 관련된 또 아주 많은 사람들은 뒤에서 숨죽이고 웃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핵심은 이번 ‘국정농단’과 관련된 인간들을 모두 색출해내고, 그 모두를 백성들 앞에 세운다음 잘잘못을 가리고, 그 죄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긁어모은 모든 재산을 환수하고, 환수한 모든 것은 진정으로 나라의 앞날을 짊어져야 할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다. 게다가 국정을 책임진다며 그동안 자신들도 알고 있던 내용들을 누구하나 목숨걸고 말하지 못했던 소위 여·야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부터 대권주자라는 인간들까지 백성들을 등에 업고 바퀴벌레 기어나오듯 기어나와 군림하고자 하는 군상들도 결코 촛불 든 백성들 앞에 세워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과연 “그들은 순실이가 없을까.” 순실이는 어느 곳에라도 있을 수 있다. 기초의원부터 여의도를 지나 청와대까지 순실이는 어느 곳에라도 있을 수 있는 것. 다만, 그 순실이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본인들의 의지와 진정으로 백성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초심의 각오가 필요할 뿐.

사소한 일들을 떠벌리느라 실제 핵심에 대한 것은 슬그머니 잦아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사리 손에까지 촛불 들고 모여든 사람들의 고요한 외침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촛불이 횃불”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숨기려고만 한다면 정녕 크게 불타오를 횃불을 어찌 하겠다는 것인지. 언론은 언론대로 정확하게 핵심만 집약해서 전달해야 한다. 공연스런 지엽적 문제들로 실제 문제를 희석시키고 백성들로 하여금 우왕좌왕하게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검찰은 검찰대로 힘없는 백성들을 다룰 때에는 서슬이 퍼렇게 잡아들이며, 왜 증거가 명확하고 상황이 분명한 것임에도 우아무개 앞에서 벌벌 떨며 관련자들 봐주기를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백성들의 세금으로 월급 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백성들만을 위한 제대로 된 검찰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항상 말하지만, 백성들의 생각이 제일 무서운 것임을 명심하라. 촛불은 언제라도 들불처럼 타오르는 횃불이 될 수 있음을 머릿속에 새겨두시라. 명심 또 명심하시라.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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