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세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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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대차이
  • 윤해경 주민기자
  • 승인 2017.03.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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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여년을 살면서 참으로 많은 시대변화를 겪었다. 어린 시절 육영수 여사의 피격, 박정희의 죽음, 광주항쟁, 그리고 20대 젊은 날의 87항쟁!

그 후 성인이 되어 20여년 사이의 비약적 디지털문화의 성장. 아직 젊은(?) 나로서도 머리가 핑핑 도는 속도 빠른 변화의 시대였다.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그것도 한 사람당 하나씩! 이런 문화와 문명의 비약적 발전 속에서 나도 뒤처지기 싫어 컴퓨터도 배우고 열심히 시대를 뒤쫓았다. 나도 이러니 지금 60,70대 어르신들은 어쩌랴 싶다.

사실 홍성 같은 작은 군소도시에서 살다보니 그다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과 정치적 견해를 제외하고는 많은 공감과 소통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느끼는 세대차이라 해야 할까 아니 그것은 세대차이로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독립운동의 상징이며 우리의 자부심인 태극기가 세대차이로 해석이 달라질 수는 없지 않는가.

매년 3·1절이면 더군다나 전국에서 3·1 유공자가 가장 많은 홍성에서는 태극기가 그 독립운동의 정신을 상징하는 자랑스러움이었다. 하지만 2017년 3월! 우리의 태극기가 너무나 황당하고 안타까움의 그늘이 된 것은 단지 세대차이는 아닐 것이다. 지금의 60·70대 어르신들은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70·80년대 경제성장의 주축들이었고 그 부모세대를 공양한 마지막 세대이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신자유주의에 무한경쟁시대로 변하면서 개인의 삶은 참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자식들에게 노후를 기대하지도 못하고 사회적 보장 없이 각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노후는 일명 ‘폐지 줍는 할머니’로 표현된다.

젊은 시절 ‘산업역군’이라는 긍지로 경제성장을 책임졌으나 노후에 돌아온 건 극심한 빈곤이다. 이것이 과연 그들의 잘못인가? 그래서 그들이 흔드는 태극기가 그렇게 슬프고 애잔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는 젊은 시절의 추억을 추악한 선동질로 변질시키는 정치인들에게 화가 난다. 언제까지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며 그 틈새로 벌어진 세대 차이를 빌미로 자신의 추악한 탐욕을 채우려 할 것인가? 우선 어르신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자신의 삶조차 추스르기 힘든 자식, 손주 세대에게 서운함보다는 과연 그들이 잘 살아낼 수 있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하는 질문을 자식들에게 많이 물어봐 주십사 하고. 그리고 나도 물론 화가 나지만 우리는 그분들이 살아온 여정과 정치 환경, 여론 환경을 보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또한 사회적으로 노후문제를 해결할 복지정책에 대한 끊임 없는 요구를 정치권에 해야 할 것이다.

아마 이글이 지면에 실릴 즈음하여 헌재의 발표가 날 것이다. 그 이후 우리 시대에게 던져진 세대 갈등의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 것인가에 직면한다. 더 이상 갈등을 조장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하는 집단에게 속지 않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이 우리의 집단 지성을 통해 나오길 기원해 본다. 제발!!

윤해경<풀무생협 이사·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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