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로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게 중요”
상태바
“한 길로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게 중요”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7.03.24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6년 역사의 ‘문화체육사’
▲ 문화체육사 장경훈 대표 모습.

“손놀림이 어찌나 빠르신지 몇 분 만에 목 도장 하나가 완성되더라구요. 홍성에서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왔어요.”

목도장을 잃어버려 문화체육사를 찾은 한 손님의 말이다. 요즘은 도장을 모두 기계로 하는데 손으로 직접 새겨 주신다며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홍성 읍내에 위치한 문화체육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래되고 유명한 곳이다. 문화체육사 장경훈(61세) 대표는 도장 뿐 아니라 수건, 명찰, 유니폼, 예비군 군장까지 모두 직접 이름을 새긴다. 홍성에서 태어나 자란 장 대표는 명찰을 제작하는 예술사를 운영하다가 82년에 결혼해 문화체육사를 인수하고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장 대표는 특유의 손기술로 명찰, 도장, 타올, 모자, 등산 레져, 경찰 소방 방범대 민방위 용품, 체육복 및 기구 뿐 아니라 단체복, 상패, 각종 기까지 직접 이름과 단체명을 새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

“2월에서 3월 입학철에는 군내 뿐 아니라 내포까지 유치원·초·중·고 단체 주문이 많은 시기다. 개인도 직접 체육복이나 교복, 단체복을 가져와 이름을 새겨달라고 한다. 보통 10분에서 20분정도 짧은 시간 내에 완성되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찾아간다. 일일이 손수 이름을 새겨 넣으면 분실사고도 예방할 수 있고 희소성도 있어 좋아한다. 손님이 만족스러워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요즘은 기관에서 주문하는 단체 물품은 공장에서부터 이름이 새겨져 들어오기 때문에 실수도 잦고 희소성도 찾기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장 태표는 “이전부터 운영되던 체육사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 내가 물건을 인수한 가게만 해도 6군데가 된다. 지역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지역 상권이 살아야한다. 기술을 가진 역사 있는 가게들이 꾸준히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지역 경제도 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36년을 한결같이 아침에 일어나 매실 밭에 나가 밭일을 하고 9시 반에 체육사문을 열었다. 군에서 태어나 오직 61년을 한 우물만 팠다. 무엇이든지 기술이 있어야 한다. 한길로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에도 쉬지 않고 이름을 새기는 장 대표에게서 지역 장인의 모습이 느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