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건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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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건강이 그립습니다”
  • 주호창 주민기자
  • 승인 2017.07.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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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성군노인회(이범화 지회장)가 주관하는 결성면 할머니 행복경로당에 문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인원이 20~30명이 되는데 하혜자 회장님을 비롯해 고학력자들도 있어서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경로당이다.

지난달에는 글쓰기를 했는데 이경숙 씨의 글이 매우 감동적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일제 강점기에 처녀공출이란 말을 들은 외할아버지께서 임자가 있으면 끌려가지 않는다는 말에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 총각과 결혼을 했다.

막상 시집을 와보니 층층시하에 가난한 살림으로 많은 식구가 살기에는 여러 가지 조건으로 보아 어려웠다고 한다.

아버지의 신분은 공무원이셨고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이셨다.

그런 중에 6.25사변이 일어나서 아버지께서는 먼저 피난을 가셨고 어머니께서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잠깐 어디에 숨어 있다가 오셨다고 한다.

그 뒤에 아이들이 태어나고 가정이 안정되면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서 이제는 안심이 되는 가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명퇴를 하시면서 가정경제가 한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아이들의 학업문제가 더 어려웠지만그래도 어머니의 교육열은 대단하시었다.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아버지께서 뇌졸중으로 돌아가시고 설상가상으로 동생 하나가 또 뇌졸중으로 먼저 하늘나라에 갔다.

사랑하는 자식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고생할 때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몸 고생, 마음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너무나도 애처러웠다.

지금은 가고 없는 아들 때문에 어머니께서는 두문불출하시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신다.

그런 어머니께서 지난해에 구순(90세)을 맞이하여 4대가 모여 조그마한 이벤트 행사를 했다.

1대는 진분홍 티셔츠, 2대는 주황 티셔츠, 3대는 하늘색 티셔츠, 4대는 노란색 티셔츠를 갖추어 입고 면사무소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어떤 사람들은 어디에서 영화 촬영 나온 줄 알았다고 했으며 전체 인원이 80명 이상이 되어서 정말로 나도 놀랬다.

그러시던 어머니께서 차츰차츰 약해지시더니 지금은 형편없으시고 투석까지 하시는 상태이다.

몸은 야위워질대로 야위워지시고 마음은 어린아이가 되고 행동 또한 철부지 어린 아기가 되셨다.

그렇게 부지런하시고 어려운 이웃도 잘 챙기시고 나보다도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큰마음을 가지셨던 분이신데 지금은 어디에서 그런 모습과 행동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평소에는 얼마나 건강하시고 소식가이신데 어떻게 몸이 저 지경까지 됐을까.

이제 어머니의 옛날 모습을 생각해 보면 지금 이 모습이 너무나 속이 상하고 힘도 기력도 정신도 없으시어 보기에 너무나 안타깝다.

어느 때는 소 대변도 가릴 줄 모르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는 지금 여러 가지를 배우며 느끼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얼마 후면 나또한 어머니의 모습이겠지!

곱디고운 모습으로 살다가 어느 날에는 알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변하고 그리고 언젠가는 저 머나먼 곳으로…” <글쓴이 : 이경숙>

이런 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나 또한 인생선배이신 그 분들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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