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보수용 부품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차 순정품 사용비율인 75%를 다른 완성차업체에 적용한다고 가정할 때, 현대모비스는 현재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차 의원은 “현대모비스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품 값을 폭리하거나 소비자 의사에 반하는 부품 끼워 팔기, 독점적 유통구조 등을 이용해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올해 시장에 나온 6개의 국산차 판매 가격과 이들 차에 들어가는 정품기준 전체 부품의 시중 판매가를 분석한 결과 차량별 총 부품가격은 신차 가격의 1.9∼2.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차 의원은 준중형 승용차인 아반떼1.6의 총 부품가격이 3,335만원으로 신차 가격인 1,365만원의 2.45배라는 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가장 큰 원인으로 중소부품업체가 만든 비 순정부품이 거의 유통되지 않는 독점적인 공급구조와 OEM 가격의 5∼10배에 이르는 순정부품 가격 및 불합리한 조건에 순응하지 않으면 OEM업체를 납품에서 제외하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홍성의 한 자동차 정비업체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로부터 AS 부품을 싸게 조달한 뒤 자사 상표를 붙여 순정품이라는 명칭으로 부품 값을 급상승시키고 있다”며 “그랜저XG 에어컨 콘덴서의 경우 일반중소제조업체 부품은 8만∼9만원 정도이지만 이것이 현대모비스에 납품되어 유통되면 순정품 스티커가 붙으면서 14만원에 판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밖에도 자동차 부품을 일부만 교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급·유통 등을 하지 않아 부품 전체를 교환하게 함으로서 정비가격이 상승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시장의 독점구조로 인한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실제로 군내의 한 자동차 부품 판매 업소를 방문해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을 본 기자가 확인한 결과 현대 모비스 순정품에도 SANG SIN(상신)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어 (주)상신에서 제조, 납품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제품의 가격은 순정품과 비순정품이라는 이유로 4천원~5천원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현대 포터 실린더의 경우 역시 8천원의 차이를 보이는 등 현대, 기아 등 자동차 제조사에서 말하는 순정품과 이곳에 납품하는 제조업체간의 판매가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20여년 간 택시를 운전해온 A씨는 “그동안 운전을 하면서 차량을 구입할 때나 서비스를 받을 때 모두 순정품이 좋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다”며 “스티커 한 장으로 서민들을 속여 온 대기업의 횡포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분통해 하였다.
한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지난해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따르면 교통사고 시 손상빈도가 높은 일부 자동차 부품의 공급구조를 개선할 경우 연간 400억원 이상의 수리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