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가 아닌 사랑으로 작은 학교 바라봐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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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가 아닌 사랑으로 작은 학교 바라봐 주길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5.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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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가 농촌의 희망이다 <9>

금마중학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2년까지 학생 수 5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소규모학교 8개교가 통폐합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위주의 농촌교육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과 함께 농촌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가 살아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고, 꿈을 잃어버렸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작은 학교를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들의 우수사례를 통해 그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1. 금마중 전경 2. 직업진로교육

금마면 화양리에 위치한 금마중학교는 1985년 12월, 12학급으로 설립인가를 받아 1986년 개교한 이래 현재까지 제22회 201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988년 당시 일반학급 12학급, 특수학급 1학급이었던 금마중학교는 급격한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현재 4학급(특수학급 포함), 총 42명(남학생 26명․여학생 16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이는 금마중학교가 읍지역과 인접해 있다보니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읍지역 학교를 선호하면서 중학교 배정을 받기 전 이미 초등 5학년부터 학구를 옮기거나 금마중학교에 배정을 받은 진학생들도 재배정으로 입학을 포기하고 읍내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해서 올해 입학생 수가 20여명이었던 데 반해 실제 입학생은 13명으로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금마중학교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08년부터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체험학습 및 진로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인근 배양초와 금마초 학생들을 초대해 학교소개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진학을 포기하겠다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득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올해 읍지역 학교를 선호했던 2명의 학생이 금마중학교에 입학하기도 했다.

 

 

 

 

 

 

▲ 3. 저녁공부방 4. 도시문화체험 5. 철마축제

5년간 재직 후 학교에 남기 위해 1년간 유예해 6년간 재직하고 있다는 유안순 교무부장은 "학부모들이 읍지역 학교를 선호하는 것은 단지 큰 학교라는 이유이다. 작은 학교는 큰 학교에서 운영하지 못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 특성에 맞춰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부모들은 내실있는 교육과정이 아닌 단순히 규모로 학교를 판단해 자녀들을 진학시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작은 학교를 작은 주방이라 비유한다는 윤경희 교장은 "작은 주방에서도 어머님들은 온갖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차려낸다"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학생과 교사가 알찬 교육과정과 가족 같은 분위기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고 학교전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작은 학교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교직원들이 자신감 넘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금마중학교는 지난해 <사랑으로 가르치고 물음으로 배우는 맞춤형 교육과정 실천>을 교육목표로 삼아 학력신장 기어(GEAR)프로젝트, 나를 찾아가는 꿈 트리 프로젝트, 농촌지역 맞춤형 그린복지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하는 <2009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우수학교(100대 교육과정)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학력신장 기어(GEAR)프로젝트는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학습 공간이 없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수준별 이동수업을 활성화해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 또한 독서의 생활화로 정서함양, 지적 사고능력의 배양 및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시키고 다면 학습을 통해 타 교과에 대한 기초․기본 학습능력을 구축하여 학력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운영해 왔다.

 

 

 

 

 

 

▲ 6. 딸기체험 및 유기농업 직업지도

지역 특성상 맞벌이 가정, 조손가정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대부분인 금마중은 하교 후 가정으로 돌아가도 돌봐줄 부모가 없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사교육을 접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농산어촌 연중 돌봄교실을 운영해 저녁 9시까지 저녁공부방에서 식사를 제공하며 학생들의 부족한 교과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하교 시 통학차량을 운행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원어민 활용 수업을 확대하고 학생 개개인의 맞춤 수준별 수업을 위해 기초학력 부진정도에 따른 체계적인 책임지도를 하고 있으며 전 학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과목을 과목당 8시간 이상 특별보충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나를 찾아가는 꿈 트리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알맞은 진로를 탐색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나에 대한 이해, 꿈 찾기, 꿈 키우기, 꿈 펼치기로 나눠 심리학 강사, 조리사, 전투기 조종사, 미용사 등 강사를 초빙해 올바른 직업의 의미와 다양한 직업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실질적인 진로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농촌지역 맞춤형 그린 복지 프로젝트는 연중 꽃피는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생들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4H 동아리를 구성해 학생들이 기본적 교육복지가 충족되는 환경 속에서 학업에 전념해 정서적 안정 및 사회성 발달을 돕고 있다. 여기에 부족한 학교예산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체험활동을 다양한 매체와 정보 통신망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발굴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체의 부담을 주지 않고 전액지원을 받아 창의적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안순 교무부장은 "천안의 큰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때 보다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교사로서 무한한 능력과 가능성을 갖게 해준다󰡓며 󰡒결코 큰 학교에서 많은 학생 수로 인해 운영할 수 없는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한 후 아이들의 두 눈이 반짝 일때 가르치는 보람과 기쁨은 두배가 된다"며 뿌듯해 했다. 이어 "만약 이 아이들이 읍 지역 큰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아이들은 소외감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희 교장은 "금마중학교에는 담임이 따로 없다. 모든 교직원이 담임이고 생활지도 선생님"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작은 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꿔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금마중은 앞으로도 자존심 있게 교육과정을 알차게 운영해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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