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출신의 이상권 변호사가 지난 28일 실시된 7ㆍ28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전국 8곳에서 치러진 이날 국회의원 재보선은 인천 계양을구를 포함, 서울 은평을,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 강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등 5곳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고, 광주 남구, 강원 원주, 강원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 등 3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다.
이상권(55ㆍ한나라당ㆍ사진) 변호사는 지난 17~18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도전했다가 패배한 뒤 3번째 도전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 당선자는 특히 지난 총선 출마과정에서 쌓은 폭넓은 지역에서의 인지도와 지역 인물론을 바탕으로 민주당의 아성으로 여겨지는 인천 계양을에 한나라당의 깃발을 꽂았다. 인천 계양을 선거는 특히 민주당 소속의 송영길 현 인천시장이 내리 3선을 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선거 초반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이 당선자는 탄탄한 조직력과 밑바닥 표심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한 점이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상권 후보는 이날 47.62% 득표해 42.83%를 얻은 민주당 김희갑 후보를 4%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초 지역 정가에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측은 빗나갔고, 투표 결과 민심은 여당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싹쓸이한 민주당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이 지역에서 두 번을 낙선한 이상권 후보에 대한 동정표가 몰렸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된 선거 전략이 승리의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기간 낮은 자세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반면 민주당 후보는 정세균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의 지원유세 속에 요란한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서의 패배는 시민들이 민주당의 자만을 표로 심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권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임신ㆍ출산 진료지원비를 50만원으로 확대 △영유아 A형 간염 무료 접종 △다자녀 가구 대상 아파트 특별 공급 확대 △노인 틀니 건강보험 급여 시행 등 복지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는 이날 진행된 투표에서 총 1만4444표를 얻어 47.6%의 높은 득표율을 보여 1만2992표로 42.8%에 그친 민주당 김희갑 후보를 1452표차로 제치고 승리를 차지했다. 민노당 박인숙 후보는 2313표(7.6%), 무소속 이기철 후보는 579표(1.9%)를 얻는데 그쳤다. 당초 민주당의 완승예상을 깨고 한나라당이 선전하면서 정국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낮은 자세로 유세도 하지 않고 발로 뛰었다"
7ㆍ28 재보선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된 이상권 한나라당 후보는 첫 소감으로 "지역구 유권자들이 떠돌이 정치인이냐, 지역 일꾼이냐를 현명하게 선택해준 것으로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이어 국회의원 자리까지 독식하는 것을 유권자들이 용납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비전과 정책이 부족한 후보를 유권자들이 배척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주민들과 10년 가까이 동고동락한 사람을 뽑아준 지역주민들에게 정말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정말 유세도 안하고 발로 뛰면서 주민들을 찾아다니고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말씀을 개별적으로 전하고 그런 과정에서 주민 여러분이 한나라당을 선택해주셨다"며 "이상권을 선택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고, 그 뜻을 앞으로 계속 이어서 주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목되는 점은 이상권 당선자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실천한 '작지만 커다란 선거혁명'을 승리의 핵심요인으로 꼽고 있다. 주민들이 싫어하는 시끄러운 유세차량 등을 동원하지 않고 이벤트로 점철된 선거를 배척했다는 점이다. 조용하게 발로 뛰고, 걸으며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주민들 속으로 파고들어간 선거 전략이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은 것이 승리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권 후보는 새벽부터 지역의 최대 재래시장인 병방시장과 계산동 상가와 골목길을 혼자서 누볐다는 것이다. 같은 한나라당 이재오 은평을 당선자의 선거운동과도 무척 닮았다는 평이다. 여기에 중앙당 지원유세도 사절하고 유세차량 동원도 생략한 채 나 홀로 뛰는 선거운동을 통해 당선됐다는 점이다. 선거운동에 혁명이라는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또 민간인 불법 사찰, 여권 비선(秘線)조직의 인사개입 논란 등 끊이지 않는 악재 등 좋지 않은 선거환경 속에서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읍소 전략을 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을 뒤에 업은 떠들썩한 선거운동이 오히려 표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유일하게 내건 건 야당 견제론이었다. 이상권 후보의 강점은 "밑바닥 민심에 강한 토박이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고향은 충남 홍성이지만 지난 1985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로 근무하며 시작된 인천과의 '인연'을 변함없이 이어왔다는 점이 주민들의 선택조건 이었던 셈이다. 2001년 인천에서 변호사로 개업하면서 인천에 둥지를 틀었고,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정치활동의 첫발도 인천지역에서 충청도 출신으로는 가장 어렵다는 지역구를 선택했던 것이다.
"고향사람들, 아낌없는 헌신적인 봉사에 감사"
한편 이상권 국회의원 당선자는 충청도 출신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고교동문인 한나라당 출신의 홍일표 국회의원(인천남구ㆍ홍성고 28회)이 앞장서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며 헌신한 점에 감사를 표했다. 여기에 고향인 홍성출신 인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보내준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재인홍성군민회(회장 전달수) 임원진과 회원들을 비롯한 모교인 홍성고총동문회(회장 현상섭), 재경홍성고총동문회(회장 조중형), 재인홍성고총동문회(회장 장광순)의 임원진 및 회원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아낌없는 지원이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데 큰 힘이 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감사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상권 당선자는 한나라당이 젊은 사람, 크게는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나라당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결과가 옳다면 과정은 별것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로부터 자신의 공약에 대한 비판도 들어가며 소통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앞으로 국회의원 이상권의 의정활동이 기대되고 있는 이유다.
이번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상권 변호사는 1955년 홍성에서 3남 2녀의 차남으로 태어나 홍남초등학교와 홍성중학교, 홍성고등학교(27회)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이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당시 가정형편상 사립대 진학이 어렵다고 판단해 군대에 입대한다. 군대를 마치고, 1978년 건국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 등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1982년 제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걸었다. 인천지검ㆍ마산지검ㆍ광주고검 검사를 거쳐 청주지검․광주지검 부장검사, 인천지검 형사4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인천에서 검사생활을 마치고 공직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면서도 재인홍성군민회장, 재인충남도민회 부회장, 충청향우회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해 인천개인택시운송조합, 인천지체장애인애호협회, 장애인협회, 인천광역시체육회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며 고향사랑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 부대변인, 정책위원회 행정자치부위원장, 제17대 대선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 인천총괄본부장과 17대 대선 인천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맡아 정치활동을 하게 되면서, 제17~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한나라당 계양을 후보로 출마했으나 석패했다. 이번 7ㆍ28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다시 도전해 당선되는 영예를 안으며, 뚝심과 끈기로 희망의 정치를 실천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