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탕~!"
청아한 소리를 울리며 과녁이 몸을떤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하늘높이 솟구쳤다 과녁을 향해 빠른속도로 내리꽃히며 과녁에 관중하는 소리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잘쏘기로 유명한 민족이다. 삼국시대에는 활이 주요 수출품의 하나가 될 정도로 그 기술을 인정받았고 실력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런 활을 잘 쏘는 민족의 피를 이어받아 현재 우리나라 양궁은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매 대회마다 금메달을 휩쓰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옛 전통의 맥을 잇고자 현대식 양궁이 아니 국궁을 들고 활을 쏘는 진정한 궁을 즐기는 궁도인들이 홍무정에 모여있었다.
홍무정에 찾아가다. 생활체육 궁도(弓道)
홍성내포축제와 더불어 전국남녀궁도대회가 끝난 14일, 홍주종합운동장내에 위치한 궁도장 '홍무정'을 찾았다. 맑은 하늘이 더없이 활을 쏘기 좋은 날씨였다. 그래서였는지 홍무정에는 많은 사원들이 나와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사원이란 사정에 소속되어 활을 쏘는 사람을 말한다.

홍무정의 박원규(63) 사두도 나와 있어서 사원들과 함께 궁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사두는 사정을 대표하는 직위이며 박원규 회장은 홍성군궁도협회회장을 맡고 있다. "정신통일로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를 시위에 날려보내고 올바른 정신과 튼튼한 체력을 키운다"며 궁도의 매력을 설명한 박원규 회장은 전통 각궁을 쓰며 남다른 궁도사랑을 과시했다. 양궁과 궁도를 같이 공부하며 18년동안 홍성여고에서 양궁부 학생들을 지도한 박원규 회장은 양궁이 국내에 처음들어오기 시작한 1964년도 양궁을 처음접하고 1967년도 양궁선수에 등록되며 일반부 선수활동을 하였다. 1971년도 홍성여고 양궁부 지도교사와 체육교사를 겸하게 된 박원규 회장은 양궁에 대한 지도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양궁지도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고민하던중 전통 국궁과 궁도를 통해 기술적요인을 현대양궁에 접해보고 도움을 얻고자 하는 생각에 홍무정의 문을 두드린게 계기가 되어 궁도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박원규 회장은 "궁도의 원시적 감각에 의존한 순수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언뜻 국궁이나 양궁이나 활을 쏘는 것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식이나 도구 등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고 양궁과의 차이를 설명해줬다.
시위를 당기는 방법부터 당기는 위치등 복장 또한 궁도는 평소에는 평상복차림에 궁대만 메면 되지만 양궁은 여러 가지 보호구를 착용한다. 시합때는 궁도에 경우 상하의 흰옷으로 통일하는 규정만 있을 뿐이라고 한다. 부수적인 도구도 양궁이 복잡한데 이는 경기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궁도의 경우 거리 145m의 과녁을 맞추기만 해도 점수로 인정이 되는 반면 양궁은 30m에서 90m까지 경기에 따라 거리가 차이가 있고 과녁에 맞은 부위 색에 따라 점수배점이 달라진다.
박원규 회장은 "즉 양궁은 더욱 정확성을 필요하기에 조준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현대장비들이 많이 도입되어 부수장비들이 많다"며 "하지만 궁도는 순수 화살과 활만으로 감각에 의존하기에 과녁을 맞추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부수적인 장비없는 궁도는 양궁보다 더욱 정확성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발을 가르며 지나가는 화살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겨울철 눈발을 가르는 화살의 아름다움과 관중할때의 청아한 소리를 궁도의 매력으로 꼽은 변흥수(52) 사무국장은 "궁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입니다. 활당길 힘만 있으면 누구나 쏠 수 있다"며 궁도에 대해 설명했다.
궁도를 시작하기에 활을 갖추는 등 비용이 많이 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초보자들을 위한 연습용 활이 구비되어 있다"며 "처음 활을 쏘는 사람들이 충분히 연습한 후에 개인활을 맞추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궁도는 힘이 아무리 쎄도 활 시위를 아무나 쉽게 당길 수 없다. 힘의 강약과 사법에 따라 활을 조정가능한데 충분한 연습을 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무정에서는 신사(처음 활을 쏘는 사람)를 위해 구사들이 직접 지도하며 자세히 궁을 다루고 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연습을 통해 궁에 익숙해지면 그때 개인용 장비를 맞추면 된다. 장비가격은 개량궁의 경우 카본소재가 25만원 정도이며 숙련자용인 각궁은 70만원 이상 호가한다고 한다.
변흥수 사무국장은 "홍무정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맥이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젊은 층의 참여를 권했다. 이어 박원규 회장은 "민족의 전통무예인 궁도를 많은 사람들이 수련하여 올바른 마음가짐과 정신수양에 큰 도움이 될 수있게 노력하겠다"며 "궁도발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군에는 홍무정과 광천에 광무정을 포함해 2개의 사정을 갖추고 있어 궁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민족 전통무예인 궁도를 배우고 싶다며 가까운 궁도장의 문을 두드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는 청아한 관중소리를 들어보고 궁도의 매력에 빠져보자.
자세한 문의사항은 홍무정(632-2333) 또는 홈페이지 '홍무정.com' 으로 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