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지역도 상품으로 인식되는 도시브랜드(City Brand)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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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지역도 상품으로 인식되는 도시브랜드(City Brand) 시대
  • 백련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10.12.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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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현재를 흔히들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국 농어촌의 실정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고령화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1세기 도시 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삶터, 홍성이란 지역사회가 잘 살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충남도청이 2012년 홍성으로의 이전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충남도청소재지 홍성'을 내세우기에 앞서 당장 홍성이 처한 현실에서 발전을 향한 장단점을 극복하면서 국내 도시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도시들이 감소하는 인구와 고령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성도 마찬가지다. 지금 홍성의 현실에서는 사람이 있어야 무엇을 할 것이 아닌가의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한 명이라도 못 빠져나가게,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게 하는 눈물겨운 노력이 진행 중이다. 홍주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지역에 터전을 잡은 청운대학교의 학생들이 홍성군민이 되겠다고, 홍성군에 주민등록을 옮기겠다고 나선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결국 도시의 생존은 사람과 자본이 결정하므로 더 많은 유능한 사람과 더 생산적인 기업 혹은 자본을 끌어당기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은 홍성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사람과 기업으로 하여금 홍성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무엇이 사람과 기업을 오게 만드는가의 문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도시가 좋아지면 사람과 기업은 온다. 우선 사람이나 기업으로 하여금 좋아하는 마음을 생기게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도시브랜드(City Brand)라고 한다.

사람과 기업이 몰려오게 하는 첫걸음
이미 세상은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장소와 지역도 상품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우리들이다. 실리콘 밸리는 왜 잘나가는가. 많은 인재와 기업이 그 곳을 좋아하게 만드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왜 기업과 관광객들이 홍콩으로 몰려드는가. 일단은 그곳이 좋기 때문이다. 이것, 바로 도시브랜드(City Brand)를 적절하게 만들어 놓고 홍보하는 것이 도시로 사람과 기업들이 몰려들게 하는 첫걸음이다. 그럼 도시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도시브랜드는 도시의 지향과 가치, 그리고 개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얼굴과 같은 것이다. 이는 도시의 글로벌 전략과 지역통합의 상징이자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시의 브랜드는 세계무대에서 그 도시의 이미지를 포지셔닝하고, 마케팅하는 주요 통로가 된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그 곳에 입지한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가치 증대를 의미한다. 즉 하나의 도시가 지향하는 바를 압축해 내․외부에 알리는 것, 이것이 도시브랜드인데, 아직까지 홍성이라는 우리의 삶터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 

홍콩 하면 떠오르는 그 무엇과 싱가포르 하면 연상되는 그 무엇이 '홍성'에서는 빈약한 것을 넘어서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홍콩은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라고 자신들의 다양한 개성을 홍보해 왔고, 싱가포르는 특유의 깨끗함과 질서를 내세워 왔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홍보하고 내세워야 하는가.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홍성도 홍성만의 고유한 가치, 혹은 지향점을 발굴한 뒤 이를 브랜드로 정착시켜야 할 때이다. 이때 막연함은 정말로 금물이다. 흔히 보듯이 너무 쉽거나 뜻이 모호한 외국어 뒤에 도시이름을 붙이는 슬로건을 만든 뒤 이를 도시브랜드라고 홍보하는 우(愚)는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자. 이를 압축해 도시브랜드를 만들자. 그리고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우리 홍성에 사람과 기업이 몰려올 수 있게 하는 첫걸음, 그것을 '홍성'의 도시브랜드라고 말하고 싶다.

브랜드여 스토리를 만들어라
얼마 전 지난해 매출액이 5억원에 불과했던 자그마한 주류회사가 50억원에 팔려 화제가 됐다. 전통 주류 회사인 참살이L&F다. 어떻게 매출 5억원인 회사가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팔릴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문근영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막걸리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비록 제품 이름은 직접 노출되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에 소품으로 사용하는 막걸리가 바로 참살이L&F에서 만드는 '참살이 탁주'다. 드라마의 스토리가 '참살이 탁주'를 명품막걸리로 만들어 줬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1930년대 개성. 손수 동백씨를 짜 동백기름을 팔아서 자식을 교육시키고 뒷바라지 하던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이 동백기름이 잘 팔리기 시작했고, 어머니는 더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만들어 팔았다. 아들은 어머니의 일을 이어받았고, 인삼을 정성들여 재배해 수출하던 개성의 역사를 담아 '진생삼미'라 불리우는 화장품을 만들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 이것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 문장을 더 한다면 무릎을 칠 수도 있을 것이다. 훗날 '진생삼미'는 '설화수'라 불리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 백화점에서 국산 화장품이 외산 명품 화장품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한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설화수'는 그것을 해냈다. 오래전 개성에서 시작한 화장품과 인삼 상인들의 이야기가 제품의 혼을 만들었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했으며 영감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가 자극되고, 개발과 제조라는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브랜드 스토리는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독창적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
브랜드 스토리는 어떻게 브랜드의 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는 스토리의 구성요소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스토리를 만들려면 첫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공감하고 몰입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인격이 부여된 대상으로 대체로 인물이 된다. 둘째, 그 인물이 해결해야 할 사건이 있어야 한다. 셋째,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간공간적인 배경이 설정되어야 한다. 넷째, 스토리를 이끄는 에너지인 갈등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갈등 해소의 열쇠가 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메시지야말로 스토리텔링이 목적하는 바가 된다. 그런데 이 요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브랜드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들임을 알 수 있다. 첫째 요소인 인물 즉, 공감과 몰입의 대상은 그 상품을 구매하거나 이용함으로써 고객이 자신과 동일시 하게 되는 브랜드 퍼스낼리티와 관련이 있다. 사건과 갈등은 브랜드가 해결해야 할 소비자의 문제, 즉 브랜드의 미션과 관련이 있다.

스토리텔링이 관광지를 포장하는 중요한 수단이기에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홍보를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다. 자칫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 낸 허구가 진실로 포장돼 관광객이 믿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신중해야 한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 관광을 아는 사람,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가 한 팀을 이뤄야 한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과 지역주민의 독창적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지역의 관광자원에 대한 이해와 관광객의 여행트렌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절대 무리수를 두지 말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관광자원이 부족한 지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가져다 박물관 등을 건립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전국에는 관광객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박물관이 많다. 과연 우리 지역에 박물관이 필요한지, 정말 경쟁력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해 놓고 운영이 안돼 부채만 지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사업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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