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정년 남은 공모제 교장 강제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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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정년 남은 공모제 교장 강제 퇴직’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8.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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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임기 만료된 홍동중 이정로 교장 퇴직은 당연”

△ 홍동중 이정로 교장



△ 이정로 교장의 학생수업 장면



교장공모제로 농어촌학교 공교육개혁의 전국적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홍동중학교 이정로 교장 특별채용이 무산되고 오능근 아산시 온양신정중학교 교감이 9월 1일자로 홍동중학교 교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홍동중학교가 교장 공모제를 중단없이 적용 받으려면 정년이 2년 미만 남은 교장이 부임해야 그 후 가능하나 신임 오능근 교장은 신규 승진자로서 불가능하게 됐으며 지역과 연고가 없는 점 등으로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23일, 9월 1일자 유·초·중등 교(원)장, 교(원)감, 교육전문직에 대한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인사규모는 총 424명으로 교장승진 58명, 교감승진 45명, 교육장과 직속기관장 4명, 기타전보 317명이다.

관심을 모았던 농어촌학교 4년 임기의 공개모집 교장은 초등 11개교, 중등 8개교 모두 19개교에 적용했으나 홍성군은 한 학교도 없었다. 교장 임기 2년을 남겨둔 금당초등학교 심재능 교장은 예산군 응봉초등학교에 임기 4년의 공모 교장으로 발령 받았다. 이에 대해 교장공모제가 정년 연장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사례라는 게 교육계의 여론이다.

충남교육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학교장의 학교 근속기간을 1년에서 1년 6월로 상향 조정하여 열악한 농어촌 학교의 경우 1년 마다 교장이 바뀌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며 이후에는 2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학교장 경영능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기 4년이 보장돼 안정적으로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는 공모 교장을 ‘기회균등’이라는 미명으로 중단시키면서 교장이 ‘자주 바뀌는 악순환’ 운운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교원 정년 4년을 남겨놓고 공모 교장 임기 만료로 퇴직된 이정로 교장은 “교원 정년은 법률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이 먼저인가, 지침이 먼저인가 행정심판을 받아서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판례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해 관심이 주목된다.

이번 홍동중의 이정로 교장의 불합리한 처사에 대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들고 일어선 것은 학부모들이었다. 지난달 25일 이 교장은 도교육청으로부터 ‘임기가 만료된 후 정년이 3년 반이 남았음에도 퇴직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아,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이에 홍동중 학부모들과 운영위원회는 지난 11일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하여 이 교장의 정년보장 가능성을 질의하였으며, 지난 19일 서면으로 이 교장의 공립교사 특채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손정희 참교육학부모회 충남지부장은 “교장공모제로 홍동중 뿐만 아니라 지역도 알게 모르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만약 이정로 교장선생님과 같은 처우가 계속 된다면 능력있고 뜻있는 교사들이 교장 공모에 응모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정로 교장은 “홍동중의 우수 사례가 교과부로부터 농산어촌재생 프로그램으로 채택될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충남교육청에서는 인정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하다. 특히 나의 노고보다 4년간 노력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더 속상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식으로 은퇴를 시킨다면 어떤 사립교사들이 교장공모제에 지원을 하겠느냐”며 “2007년 9월 전교조 교사 중 교장공모로 교장이 된 사람은 전국에서 나를 포함해 4명이었다. 경기, 경북, 전남 지역인데 나와 같이 이런 경우는 없더라. 명퇴하는 식으로라도 물러날 생각도 했었지만 앞으로 나 같은 길을 걷게 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로드맵을 제시해 놓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이어, “아직 공식적으로 어떤 인사발령에 관한 공문도 받지 못한 상황이기에 이달 말까지는 기다려 볼 것”이라고 전제하고, “자리에 욕심이 나서가 아니기 때문에, 교직원의 정년이 어떻게 보장될 것인가에 대한 행정소청이나 법적 유권해석을 받아서라도 모범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이 교장은 교장공모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기 위한 조건으로 학교 단위로 흐름을 바꿀 것, 교사·학부모·학생들과 목표를 공유할 것,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업무 감소시킬 것, 보조 인력 선정하여 교사가 가르치고 인성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울 것 등 4가지를 제안했다.

한편 지난 24일 모 신문에서 이정로 교장이 충남교육청의 입장 선회로 특별채용을 통한 임용추진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보도에 대해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근거로 그러한 보도가 나갔는지는 모르지만 지난 23일 이미 퇴직하는 것으로 인사발령이 났고 더 이상의 번복 사항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표명해 오는 31일 임기 만료 전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 향후 이 교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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