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등 자체특별프로그램 다채로와

전교생이 16명인 작은 학교, 산과 들과 무한천이 잘 어우러진 홍성 장곡초등학교 반계분교(교장 이호복)가 KBS2를 통해 전파를 타며, 작은 학교가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과 22일에 방영된 KBS2 ‘희망릴레이’에서 장곡초 반계분교의 ‘찾아가는 가족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이 방영되어 소외된 지역의 학생들이 교사와 학부모의 전적인 지원으로 성공리에 콘서트를 개최하는 모습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이다.

이번에 반계초에서 공연된 ‘찾아가는 가족콘서트’는 작은 학교 투어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예능인들이 다시 모여 8년째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농어촌 지역 작은 학교를 찾아 음악, 마술, 마임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행사로 올해 마지막 순서로 장곡초 반계분교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9일 저녁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운동장에서 열린 희망을 선물한 가족콘서트는 전교생의 율동과 노래하는 모습으로 감동과 박수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반계분교 학부모 대표인 김오경 씨는 “오후에 비가 내리지 않아 하늘에 고마웠고, 출연진들 모두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고, 무엇보다도 전교생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 하는데 저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노래 선정도 좋았고 열심히 율동하면서 움직이는 모습에서 더 감동 이었다”라며 공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반계분교의 이러한 단합은 갑작스레 이루어진 결과물은 아니다. 1999년 9월 1일에 반계초등학교에서 장곡초등학교 반계분교장으로 개편된 이래 현재 반계분교의 학생은 유치원 9명, 초등학생 16명으로 비교적 적은 인원의 학생들은 학부모들의 전적인 지원과 도움에 힘입어 자신들만의 알찬 학교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

민양식 교사는 “반계분교는 학교 뒤편을 든든히 지켜주는 태봉산과 학교 앞을 유유히 흐르는 무안천이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최고의 수혜가 아닌가 한다”며, “학생들은 이따금 뒷산을 올라 태봉산성을 둘러보고, 무안천변을 따라 물고기를 잡는 등 살아있는 체험학습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계분교 아이들은 자연의 고마움을 운동장 주변에 널리 자리잡은 텃밭과 가까운 산들에서 찾고 있었다. 학교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효소를 만드는가 하면,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의 텃밭에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를 심어 농사의 방법을 배우고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반계분교 아이들은 플롯 등의 음악교육, 미디어교육, 사물놀이, 태권도 등의 예체능교육도 각종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에 가족콘서트를 개최한 이래 2010년에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지원사업 대상 선정됐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에 한국방정환재단으로부터 책 300여권과 기증패 ‘작은 물결 문고’를 선물 받기도 했다.
민양식 교사는 “작은학교가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은 공동교육과정과 본교와 연계된 체험활동 등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작은 학교인 반계분교의 힘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학부모모임이었다.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해 인터넷으로 활발히 의견교환을 하는 한편, 종종 오프라인 모임을 개최해 학교측과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이다.
반계분교 학부모모임 김오경 대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계분교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공교육은 학생, 학부모,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었을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오경 대표의 경우, 약 6여년 전부터 자비로 통학버스를 운영해오고 있었다. 교통이 열악한 곳이니 만큼 대중교통도 닿지 않은 곳이 많았기에, 누가하더라도 해야할 일이었다고 김오경 대표는 담담히 말했다.
한편 김오경 대표는 최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적정규모학교 통폐합과 관련, “반계분교 학부모회의 입장은 일단은 반대”라는 입장을 밝히며, “마을주민들의 삶과 밀접히 연관된 작은 학교를 지키는 동시에 홍동초, 금당초 등의 경우처럼 학생수가 점차 늘어날 수 있도록 반계분교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현재 반계분교 재학생 중 7명은 귀농인들의 자녀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며 인간미 풀풀 넘치는 시골로 찾아 온 이들이 반계분교에 자녀를 맡겼다. 반계분교의 힘은 바로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친자연적인 교육이었음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반계분교와 같은 분교를 졸업한 이들은 학교에서 받은 심성교육을 평생동안 삶의 자산으로 간직한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의 삶은 분교가 주는 아름다움 이상으로 아름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지만 조용히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며 새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반계분교의 아름다운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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